“수신은 효도와 우애를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 여기에 자기의 본분을 다하지 않는다면, 비록 학식이 고명하고 글 짓는 솜씨가 뛰어나 아름다운 시문을 만들어 내더라도 이는 마치 흙으로 만든 담에다 색칠하는 것과 같을 따름이다. 나의 몸을 이미 엄정하게 닦았다면 친구도 자연히 단정한 사람을 가려서 사귀게 될 것이다. 동류끼리는 서로 모이게 되는 법이기 때문에 결코 특별한 힘을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자신의 아들에게 ‘수신’에 대한 가르침을 준 내용이다. 자신의 본분을 다하지 못한 이는 뛰어난 학식으로 높은 관직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마음과 행실을 바르게 닦아 수양을 한 인물로 인정받을 수 없을 것이다.
<예기>에도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부족함을 안 연후에 스스로 반성할 수 있을 것이요, 곤란함을 안 연후에 스스로 노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부족함과 곤란함을 깨닫지 못한 자는 반성도 노력도 할 수 없다는 말씀이다.
최근 교육부 고위 관리가 국민을 개·돼지 취급했다. 그는 언론사 기자들 앞에서 “민중은 개·돼지이며,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 신분이 정해져 있었으면 좋겠고, 출발선상이 다른데 그게 어떻게 같아지나. 현실이라는 게 있는데…”라는 궤변을 늘어놓아 큰 충격을 줬다.
대한민국 고위 공직자가 이런 망언을 일삼아도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 공직자는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대한민국의 중요한 교육정책에 관여한 인재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직은 국민을 위해 일할 사람이 맡는 직책이지,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는 고귀한(?) 신분을 가진 자가 있을 자리가 아니다. 국민행복을 추구한다는 정부가 국민을 짐승으로 여기는 자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분노의 마음으로 지켜볼 것이다. 대한민국이 진정 99%의 동물농장이란 말인가?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