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는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과학이론이다. 크나큰 천재지변도 지구상 어딘가의 조그만 변화에서 비롯된다는 이론으로 작은 변화가 후폭풍을 부를 수 있다는 얘기이다.
나비효과를 주창한 기상학자인 에드워드 로렌츠는 컴퓨터로 기상 모의실험을 하던 중, 수치 0.506127을 입력해야 했는데 잘못해서 0.506만 입력하게 됐다. 이런 실수가 빚어낸 미세한 차이가 엄청나게 증폭돼 판이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작은 변화가 어떻게 큰 천재지변을 초래하는지 그 법칙을 외관상 예측하기에는 어렵지만, 불규칙하게 보이는 현상도 그 인과관계를 지배하는 법칙이 존재한다. 이러한 법칙은 카오스(chaos)이론으로 발전되었는데, 카오스는 늘 변화하고 반복이 없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대한민국의 흥망성쇠도 사실 어디에서 기인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것은 그 커다란 변화의 시작에는 한 개인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일 뿐이다. 국민 한 사람의 성실함과 창의성에서 대한민국 성공의 희망이 보일 수도 있고, 한 사람의 불성실과 이기심으로 반대의 경우가 초래될 수도 있다.
성실히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사람들에 비해 병역을 기피하는 사람의 숫자는 아주 적다. 그러나 국민개병제를 실시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병역기피행위는 대다수 병역이행자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행위가 계속 반복되면 대한민국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병무청은 국가안보와 국민화합을 위협하는 병역기피자 발생을 예방하고 성실한 병역이행 문화 정착을 위해 작년 7월1일부터 ‘병역의무 기피자 인적사항 등의 공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금년 12월경에 최초로 공개되는 대상자는 전년도 7월부터 12월까지 국외불법체류, 현역입영 또는 사회복무요원 소집 등을 기피한 600여명 중 이미 병역의무를 이행하였거나,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고 병역의무기피공개심의위원회(이하 ‘위원회’)에서 공개비대상으로 심의한 사람을 제외하고 공개된다.
공개항목은 성명·연령·주소·기피일자·기피요지·병역법 위반조항 6개이며, 공개사실을 사전에 본인에게 통지하여 충분한(6개월)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또한, 외부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투명하고 공정하게 공개제도를 운영할 계획이다.
개인의 정보를 공개할 경우 개인에게 끼치는 손해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나, 계속되는 북한 도발 등 불안정한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병역 기피자 근절에 대한 정부와 국민 모두의 확고한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병역기피 근절을 통해 대한민국의 안보를 저해할 수 있는 위험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면, 이번 병역기피자 공개는 대내외의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 안전을 보장하는 한 마리 작은 나비의 날갯짓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