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양주시장 후보를 공천하는 과정이 결과를 번복하는 등 불투명하고 의문투성이어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동두천·연천 국회의원 공천도 유사한 경우가 될 것 같아 안타깝다.

양주·동두천 선거구가 동두천·연천으로 변경될 것을 예측하고 진작부터 움직이던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고조흥, 김성원, 심화섭, 이기종, 임상오 등 5명이나 된다. 모두 동두천·연천에서 정치를 했거나 고향이거나 학교를 다녔다.

그런데 부산 출신이지만 성남에서 터를 잡고 십수년 정치를 하면서 경기도의회 3선 의원으로 활동하다 새누리당 비례대표가 된 장정은 국회의원의 동두천·연천 전략공천설이 회자되면서 지역이 혼란에 빠지고 있다.

장정은 의원은 친박실세이자 진박 감별사를 자처하는 의정부 홍문종 국회의원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이번 총선을 맞아 성남분당갑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가 친박인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에게 지역을 양보한 전력 때문에 ‘그 무엇’이 있을 것이란 소문이 그럴듯하게 돌고 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은 양주시 광적면이 고향이지만 의정부중·공고를 나와 의정부에서 살면서 의정부시장에 도전한 경력이 있는 이범석씨를 양주시장 후보로 내세웠다가 패퇴한 일이 있다. 이 때도 홍문종 의원이 이범석 공천에 막후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컸다.

고향 출신이 갑자기 등장해도 ‘낙하산 공천’이라며 당원들이 집단탈당하고 낙선시키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판에, 동두천·연천에 특별한 연고도 없고 동네 이름도 제대로 알 턱이 없는 후보를 내리꽂겠다는 발상은 오만이다.

그럼에도 그럴 수 있는 이유는 동두천은 새누리당 만년 우세지역이고, 연천은 압승지역이기 때문이다. 야당은 후보 한 명 내세우기도 벅찬 지역이어서, 새누리당은 작대기만 꽂아도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계산을 했을 수도 있다. 나머지 예비후보들이 공천에 사활을 거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도권이지만 안보라는 이름 아래 오히려 반세기가 넘도록 온갖 역차별을 받아온 곳이 동두천·연천이다. 작금의 현상은 주민들이 크게 자초한 일이라는 점에서도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현명한 판단을 해야 다시는 지역을 우습게 보는 오만한 정치가 판치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