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언론인 <한북신문> 천강정(48) 발행인이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 뛰어들었다. 치과의사로 돈을 벌다가 경영난을 겪던 한북신문을 인수한 뒤 자사 지면의 기명칼럼을 통해 얼굴을 알려왔던 터다.
치과의사였던 그가 무엇을 위해 신문사를 사들였는지 궁금증이 풀리는 한 대목이다. 최근 발행된 한북신문을 보면 “천강정 전 한북신문 대표이사/발행인이 (의정부갑 선거구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마도 후보 경력란에 ‘한북신문 발행인’을 자랑처럼 기재할 것이다.
일찍이 기자들이 선거판에 뛰어드는 현실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신문사 운영과 신문 발행을 책임지는 발행인은 그 행보가 기자와는 천양지차라는 점에서 상당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게다가 무소속도 아니라 특정 정당을 등에 업는 것은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때도 지역언론인 <북경기신문>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현성주(60) 편집국장이 새정치연합 경기도당 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의정부시장에 도전했다가 민주당과의 합당 뒤 공천 신청을 철회하는 등 ‘폴리널리스트’의 길을 걸었다. 그 뒤 아무런 입장표명 없이 슬그머니 신문사로 복귀해 언론계는 물론 정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2년 뒤, 천강정 발행인이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발행인으로서 정치를 비판하고 감시하며 견제하는 일에 온 힘을 쏟아도 모자랄 텐데 정작 본인이, 조력자도 아닌 선수로 뛰겠다고 나선 것은 큰 오판이다. 특히 지역언론 발행인으로서 독자들과 시민들은 물론 언론계 종사자들에게 적절한 해명부터 하는 게 도리다.
우리지역에서 언론을 지렛대 삼아 정치에 뛰어드는 발행인급 폴리널리스트는 한북신문 천강정씨가 마지막이길 기대한다. 공천 여부, 선거 당락을 떠나 다시는 한북신문을 포함한 지역언론에 기웃거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