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원 의정부시장 측근들이 의정부시를 주물럭거리며 주인행세를 하고 있다. 각종 이권에 개입한 흔적이 무성하고 관내 기관·단체 인사에까지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등 세상 무서울 게 없는 것 같은 행보다. 이같은 거침없는 질주는 그만큼 김 시장측이 의정부를 손아귀에 넣었다는 오만에 다름아니다.
이미 관내 기관·단체 요직과 말초신경조직까지 섭력한 김 시장 라인은 그래도 양반이다. 최근에 벌어진 의정부문화원 사무국장 선출과정은 김 시장측의 오만함이 빚어낸 결정판이어서 앞날이 깜깜하다.
문제를 일으킨 주인공은 지난해 6월까지 문화원 사무국장으로 지내며 온갖 특권을 누린 김문원 시장의 최측근 중 최측근인 원용목 의정부예술의전당 사무처장이다. 그는 지난 2002년 지방선거 때 김 시장이 당선되자 의정부문화원 사무국장으로 ‘낙하산 기용’된 뒤 지난해에는 또다시 의정부예술의전당 사무처장으로 사실상 ‘낙하산 임명’되는 등 의정부를 ‘낙하산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받게 한 장본인이다.
그런 그가 자기 후임 사무국장을 공채로 뽑겠다는 문화원의 의지를 짓밟고, 정치인 그것도 선거법위반(허위사실공표, 본인의 과거 세금체납액 4천500여만원을 선거공보물에 기재하지 않음)으로 당선이 무효돼 재선거까지 치르게 만든 윤석송 전 경기도의원을 강압으로 내려앉히려 한 것은 차마 두 눈 뜨고는 바로 볼 수 없는 오만함의 극치였다.
게다가 공개석상에서 “만에 하나 최씨(사무국장으로 결정된 사람)가 심사위원들을 상대로 로비를 했으면 어떻게 하냐”며 “채점표를 공개하고 비밀투표로 결정하자”고 폭언을 일삼은 것은 민주주의 절차를 우롱한 얼빠진 처사다.
그가 최고 실세격인 사무처장으로 ‘낙하산 기용’된 의정부예술의전당은 지난해 12월 세익스피어 원작을 각색한 댄스뮤지컬 ‘겨울이야기’를 무대에 올리며, 즉흥적으로 김 시장 부부와 정치인들을 카메오로 출연시켜 ‘3류 전락’이라는 우려까지 사고 있다.
문제는 김 시장 측근이 원씨 하나만 있지 않다는데 있다. 의정부가 김 시장측의 전유물로 전락되려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