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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피눈물 흘리는 바다야 미안하다”
이상윤/의정부YMCA
  2008-01-08 23:02:02 입력

서해안 기름유출지역 봉사활동을 다녀와서


2007년 12월26일 아침 7시, 의정부YMCA 회원 및 실무자 22명이 충남 태안군 기름유출지역 자원봉사를 위해 출발했다. 왕복 7시간30분 남짓 소요되었지만 여정이 길다는 생각보다 밀물로 인해 남겨진 기름때를 채 닦지 못하고 급하게 돌아서야만 함이 못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우리는 봉사장소로 천리포를 배정받았고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방제복과 마스크, 고무장화, 고무장갑을 대책위 천막에서 받을 수 있었다. 그날 천리포에는 우리를 포함하여 자원봉사자 수가 수천여명으로 보였다.

모래사장 겉은 계속된 밀물과 썰물로 닦여서 괜찮아 보였지만 한 3cm쯤 모래를 파면 그때부터 검은 기름층이 원래 그렇게 지층을 이루고 있었던 양 뻔뻔하게도 깊고 균일하게 분포되어 있었다. 기름층을 파면 팔수록 기름냄새와 갯벌의 미생물 썩는 냄새가 섞여서 마스크를 잠시라도 벗으면 구토가 나고 머리가 아파왔다.

두시간쯤 그곳에서 작업을 하자 밀물이 들어온다고 하여 급히 인솔자를 따라 나왔다. 지역주민들이 제공하는 점심을 먹고 봉사자들은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사고 지역의 심각성을 인식한 우리는 조금이라도 더 기름을 닦아내기 위해 마음이 급해졌다.

해안가를 끼고 언덕을 넘어간 곳은 돌멩이와 바위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상황은 정말로 참담했다. 돌멩이를 들추어내면 돌멩이는 마치 떡볶기 속에서 건진 떡처럼 검은 기름을 온몸에 흠뻑 감고 있었다. 울퉁불퉁한 돌멩이에 남아있는 기름을 조금이라도 완전하게 닦아내기 위해 돌을 아기처럼 안고 전국에서 보내온 천으로 있는 힘을 주어 닦았다.

지난 여름 태안갯벌에서 발밑을 화들짝 놀라게 했던 갯벌 생물들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언제 생명체가 살기나 했었을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주검의 땅이 되어 있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피해지역 복구도 중요하지만 두가지를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하나는 이런 참사가 또다시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현장에 가보면 “양식장이 아스팔트로 변해 버렸다”는 말이 가슴을 친다. 이번 사고로 우리는 바다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깨닫게 되지 않았는가? 유조선 기름유출 참사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이중선채 구조의 시급한 법제화가 필요하다.

나머지 하나는 언론이 중요한 문제의 핵심을 국민으로 하여금 간과하도록 유인하는 것은 아닌지 집어보아야 한다. 태안사건은 삼성중공업 크레인이 현대오일뱅크의 기름을 싣고 정박해 있던 유조선을 들이 받아서 생긴 분명한 인재다. 국민들은 태안주민들의 피해를 돕겠다고 발벗고 나서고 있는데, 정작 사고당사자 삼성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공식적인 사과도 없었다.

태안을 환경과 삶의 터전으로 복구시키기 위한 장기적인 보상과 지원계획이 필요한만큼 고통받고 있는 지역주민을 위한 선보상을 삼성으로부터 이끌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책임소재를 정부와 언론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2002년 월드컵 4강신화를 이뤄낸 우리 민중의 힘이, 대통령 탄핵을 온몸으로 막아냈던 우리 민중의 거대하고 무서운 힘이, 다시 일어나 이 주검의 땅이 되어버린 서해안에 새 생명을 불어넣을 것을 믿는다. 인간이 저지른 재앙에 그대로 피해를 입은 바다에게 사죄의 한마디는 “바다야! 미안하다…미안하다 바다야.”

2008-01-08 23:02:02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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