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혁신안 필패 전략…문희상과 운명 같이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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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의원(앞줄 맨 오른쪽)은 지난 2월5일 안 시장이 의정부경전철 경로무임 시행에 따른 선거법 위반 1심 재판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자 그를 설득해 항소하게 했다. |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문희상 대변인’을 자처하면서 지역에 또다른 논란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시장이 정치성명서를 발표한 것은 금시초문의 일로, 전국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행각이라는 지적이다.
안 시장은 9월25일 ‘혁신위 발표에 대한 의정부지역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의 혁신안 중 중진희생론은 철회되어야 한다”며 “문희상은 물러날 대상자란 말인가? 철회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문희상과 운명을 같이 하겠다”고 밝혔다.
앞선 9월23일 새정치연합 혁신위는 “계파주의·기득권 타파를 위해 당내 책임 있는 분들의 백의종군, 선당후사가 필요하다”며 “2007년 정권재창출에 실패한 이후 당을 이끌었던 정세균·이해찬·문희상·김한길·안철수 등 전직 대표가 열세지역 출마를 비롯한 당의 전략적 결정을 따라 달라”고 했다.
그러나 문희상 의원(의정부갑) 등 당사자들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공무원 신분인 안 시장이 중립의무를 벗어나 선거법 위반 논란까지 감수하면서 느닷없고 난데없이 정치성명서를 발표했다. 문 의원에 대한 지지호소도 공론화했다.
안 시장은 “인적쇄신안인 문희상 의원을 포함한 중진희생론은 미숙하고 독선적이며 또한 어리석은 것으로 판단되어 이를 즉각 철회하고 당의 원로인 당사자에게 정중한 사과를 촉구한다”며 “그 분들은 존경해야할 우리의 존엄이고 자산인데, 혁신위는 그 존엄과 자산을 함부로 훼손하고 있다. 그 분들은 나갈 때와 물러설 때를 스스로 잘 알고 계신다. 일방적인 등 떠밀기는 정치도의에도 맞지 않는다. 특히 문 의원은 의정부의 자존심”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 의원은 오랜 세월 민주당의 상징으로, 6개월 전 당이 가장 어려웠을 때 어느 누구도 맡지 않으려 했던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을 위기에서 구했다”며 “지난 몇 개월 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어났기에 이제 문희상은 물러날 대상자란 말인가? 혁신위의 혁신안은 필패의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당사자들이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와중에 발표한 성명서는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아마도 문 의원의 심경을 대변하면서 공천권자에 대한 충성심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문 의원에게는 칭찬 받겠지만, 시민들에게는 기득권자들의 몸부림으로 비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지난 2월5일 의정부경전철 경로무임 시행에 따른 선거법 위반 1심 재판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은 안 시장이 “항소하지 않고 시장직을 사퇴하겠다”고 하자 그를 설득해 항소하게 했다. 결국 7월10일 항소심에서 무죄가 된 안 시장은 현재 시장직을 수행 중이다. 공천을 준 문 의원이 시장직까지 ‘덤’으로 유지시켜준 셈이다. 안 시장은 성명서 발표 뒤 문 의원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위 발표에 대한 의정부지역의 입장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혁신안 중 소위 중진희생론은 미숙하며 독선적이다. 그러므로 철회되어야 한다”
<전문>
안병용입니다. 오늘은 의정부시장이라기 보다 당원으로서의 충정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오늘 저는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2015년 9월23일 발표한 인적쇄신안인 문희상 의원을 포함한 중진희생론은 미숙하고 독선적이며 또한 어리석은 것으로 판단되어 이를 즉각 철회하고 당의 원로인 당사자에게 정중한 사과를 촉구하기 위해 긴급 기자간담회를 청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당권재민 혁신위원회는 당의 회복과 혁신을 위해 많은 어려움에도 11차에 걸친 혁신안을 마련하고 건전한 대안 모색과 제도화를 위해 노력했음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논리나 타당성 그리고 당사자의 입장은 물론 그들과 연계된 지역의 정서와 정황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몰아붙이기식의 인적쇄신안 발표로 그동안의 공천권과 관련한 우려와 의심을 증폭시켜 마침내 혁신안 자체의 정당성마저 잃어버린 우를 범하였습니다.
혁신위원회는 “오늘의 실천이 있을 뿐, 혁신에 내일은 없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다 옳은 말씀입니다. 그럼에도 중요한 것을 간과했습니다.
“과거를 바로 아는 것”이 빠졌습니다. 오늘은 저절로 된 것이 아닙니다. 혁신위는 과거도 정확히 인식 못했을 뿐 아니라 오늘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내일은 더 불투명합니다. 또한 혁신의 이유와 목표 그리고 방법론에서도 모두 엉터리 판단을 한 것입니다.
혁신위원회의 발표를 보면 “혁신을 실천할 때, 우리당은 다시 승리의 역사를 쓸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하여 당이 혁신을 해야 하는 이유와 혁신의 목표를 내년 총선에서의 승리로 삼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혁신위원회는 문재인 대표에게는 “또한 불출마를 철회하고 부산에서 우리당 총선승리의 바람을 일으켜 주십시오”
당대표를 역임하신 중진들에게는 “계파주의와 기득권을 타파하기 위해서 우리당의 책임 있는 분들의 백의종군, 선당후사가 필요합니다. 2007년 정권재창출에 실패한 이후 우리당을 이끌었던 정세균, 이해찬, 문희상, 김한길, 안철수 의원 등 전직 대표들에게 요구합니다. 분열과 좌절을 넘어 통합과 승리를 위해 살신성인을 실천해 주십시오. 당의 열세지역 출마를 비롯한 당의 전략적 결정을 따라 주십시오. 그때 우리당이 가진 두려움은 용기로 바뀔 것입니다. 전직 대표들께서 우리당의 투혼을 되살려 주십시오”라고 했습니다.
도대체 문재인 대표만 있고 나머지 대표급 중진의 협조와 경륜없이도 총선을 이길 수 있는 묘책은 마련하고 있는 것입니까?
혹여 지난 대선과 보궐선거 패배를 이들의 기득권 때문이라 진단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모든 선거의 패배는 연대의 실패, 그리고 분열에서 기인하는 바 큽니다. 화합과 연대, 그리고 단결해도 힘이 부칠 상황에서 분열을 가속화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혁신위원회의 정치적 신조를 김대중, 노무현, 김근태에 기초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세분이 실현하고자 했던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통일, 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를 시대적 과제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세상에 이런 모순이 또 어디 있습니까! 혁신위원회가 희생되었으면 좋겠다고 제시한 분들이야 말로 거의 한 평생을 세 분과 생을 함께 했고 지금 현재 그 정치적 이념의 전도사라는 것을 누가 부정한단 말입니까.
그들 말고 이러한 정치적 신조와 이념을 더 계승해 왔고 또한 앞으로도 더 잘할 분이 현실적으로 있기는 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의 성장, 정당의 성장, 그리고 국가의 성장이 어찌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겠습니까! 새정치민주연합이 추구해온 가치 수호에 헌신해온 분들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 분들은 우리가 존경해야할 우리의 존엄이고 자산인 것입니다. 혁신위원회는 그 존엄과 자산을 함부로 훼손하고 있음을 알아야합니다. 그리고 잘못이 인정되면 그 잘못을 철회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무릇 혁신이라는 것이 잘못 가고 있는 것을 바로 잡는 과정이 아닙니까.
그 분들은 나갈 때와 물러설 때를 스스로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일방적으로 등 떠밀기식은 정치도의에도 맞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문희상 의원은 의정부의 자존심입니다. 오랜 세월 민주당의 상징입니다. 6개월 전에 당이 가장 어려웠을 때 어느 누구도 맡지 않으려 했던 비대위원장을 맡아서 당을 위기에서 구한 이가 누구였습니까?
지난 몇 개월 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어났기에 이제 문희상은 물러날 대상자란 말입니까? 이 무슨 이상한 일입니까? 이것이 과연 누구를, 무엇을 위한 혁신입니까?
저는 재선 시장이기 이전에 대학에서 21년을 정치학과 지방자치학을 강의한 대학 교수였습니다만 정치가 선진화된 어느 나라에서도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정치인의 지역구를 민의도 확인하지 않고 당의 소수가 마음대로 옮기도록 강제한 적이 있었다는 것을 들어 본적이 없습니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몇 차례 시도되었지만 사실 모두 실패작이었습니다. 그러니 혁신의 방법론도 틀린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혁신위원회의 발표안은 원칙은 몰라도 방법론과 각론은 잘못되었습니다. 지금의 혁신위의 혁신방안은 필패의 전략이고 방안입니다. 현 집행부의 기득권을 강화하기 위한 인적청산이라는 작은 이로움을 탐하다가 더 큰 위험을 초래하게 되지 않을까 심히 두렵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 당을 혁신하고자 하는 큰 원칙과 방향에 적극 동의합니다. 그러나 그 방법과 각론이 잘못되었습니다. 적어도 의정부에서만은 그렇습니다. 이의 시정을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이러한 제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시에는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문희상과 운명을 같이 하겠습니다. 혁신위원회 그리고 당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2015. 9. 25.
안병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