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불법해외연수·의정비 인상 항의시위”

양주시의회가 법정예산인 2008년도 여성 관련 민간경비를 전액 삭감해 여성단체 등의 거센 반발을 부르고 있다.

양주시의회는 12월21일 제169회 정례회에서 12년째 여성단체협의회가 양주시로부터 위탁받아 주관한 여성주간 기념행사비 2천만원과 여성지도자 워크숍 비용 1천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앞서 예산결산특위(위원장 홍범표, 간사 박재일)는 12월18일 여성 관련 행사가 낭비성 예산이라는 이유로 전액 삭감키로 결정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양주시여성단체협의회 산하 11개 단체장 등 20여명은 21일 의회 본회의장을 항의 방청하는 크게 반발했다.

예산결산특위 홍범표 위원장은 “여성의원인 우순자 의원이 ‘여성행사는 여성권익신장이 아니라 낭비성 행사’라고 지적했는데, 이에 모든 의원들이 공감했다”면서 “새로운 사업계획서를 집행부에 요구했는데 의지가 없는지 계획서를 가져오지 않아 삭감했다”고 밝혔다.

▲ 12월21일 여성단체협의회 관계자들이 양주시의회 정례회가 열린 본회의장을 항의 방문했다.

그러나 여성주간 기념행사와 워크숍은 여성발전기본법이 정한 행사로 12년째 유사하게 진행된 것이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이 행사는 기념식과 축하공연 등이 열렸으며, 시의원 등이 참석해왔다.

이에 대해 홍범표 위원장은 “행사는 7월과 11월에 열리니까 내년 5월경 1차 추경 때 예산을 세워주면 된다”며 “그 때까지 새로운 사업계획서를 집행부가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주시측은 “매년 열린 행사였는데, 올해 예산을 왜 삭감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다른 각종 행사도 엄밀히 말하면 낭비성 지출이 있는데 이것들은 문제삼지 않은 이유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여성단체협의회 이정희 회장은 “여성주간 기념행사는 우리 협의회 행사가 아니라 여성발전기본법으로 명시된 행사”라며 “의회가 양주시 여성과 대한민국 여성을 무시한 처사”라고 반박했다.

이 회장은 “추경에 예산을 세우겠다는 말은 우리가 반발하니까 억지로 만든 것”이라며 “앞으로 의회를 규탄하는 현수막을 관내 곳곳에 내걸고, 1인 침묵시위를 끝까지 하겠다”고 항의했다. 이어 “불법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오고 의정비를 30%나 올린 것도 문제삼겠다”고 덧붙였다.

한편에서는 우순자 의원과 여성단체가 그동안 일부 갈등을 빚어, 의회가 ‘괴씸죄’를 적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