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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호, 유재원. |
김건중 양주시장 직무대행은 지난 9월4일 국장급 공무원 7명과 두 차례 회의를 열고 9월13일 임기가 시작되는 제4대 양주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유재원 전 양주시의회 의장을 결정했다. 공단 이사장추천위원회가 양주시에 이사장 후보 명단을 넘긴지 16일 만이고, 현삼식 시장이 시장직을 잃은지 16일 만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번 제4대 공단 이사장 선정과정이 첫 단추부터 심각하게 꼬였다고 본다. 얼핏 보면 코미디와 가깝다.
우선 공단 이사장추천위원회 구성부터 문제였다. 공교롭게도 김광배 김완수 유재원 전 양주시의회 의장과 조웅래 양주시생활체육회장 등 현 시장 측근들이 대부분 참여했다. 게다가 7월10일 정한 자격기준을 현 시장 지시에 따라 7월13일 ▲공무원 4급(국장) 이상 경력자에서 ▲5급(과장) 이상 경력자로 뒤바꿨다. 특히 유재원 전 의장은 7월13일까지 이사장추천위원이었으나, 당일 사퇴하고 거꾸로 이사장에 지원하는 특이한 경로를 밟았다.
특히 이사장추천위원회는 8월4일 서류심사와 8월17일 면접심사를 거쳐, 8월19일 현 시장에게 이종호 및 유재원 전 의장을 추천했다. 그런데 이날은 현 시장의 대법원 선고일이었고, 현 시장은 선거법 위반으로 시장직을 잃게 되면서 시간차로 이사장을 결정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종호 전 의장은 지난해 6.4 지방선거 당시 현삼식 새누리당 양주시장 후보 캠프의 총괄상황실장이었고, 유재원 전 의장은 현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는 등 측근으로 분류된 인물들이었다.
이같은 과정을 되짚어보면, 현 시장에 의한 현 시장을 위한 공단 이사장 선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셈이 됐다. 차라리 현 시장이 대법원 선고 결과를 보고 공단 이사장을 뽑겠다는 통 큰 결정을 했다면 지금과 같은 난맥상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더군다나 시장 직무대행을 맡은 김건중 부시장의 행보도 의문을 자아낸다. 9월4일 국장급 공무원 7명에게 누가 더 괜찮은지 의견을 묻고 인기투표식으로 유재원 전 의장을 결정한 것은 상식적이지 못하다. 16일 동안 고민했다는 것이 겨우 이런 인기투표식 모양새 갖추기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1순위 이종호, 2순위 유재원’을 결정한 이사장추천위원회의 심사결과를 뒤집어엎을만한 구실이 무엇인지도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 시장이 시장직을 잃은 이틀 뒤인 8월21일 도지사 비서실에서 전화를 했다는 소문의 진위여부도 스스로 밝혀야 한다. 유재원 전 의장은 재선 도의원으로 도의회 교육위원장을 지내며 도청과도 인맥을 쌓았다. 외압으로 비춰지는 해괴한 소문을 해소하지 않고는, 내년 4월 양주시장 재선거까지 남은 7개월의 양주시정이 걱정스럽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