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양주시는 김건중 부시장이 시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으로 재판 중이던 현삼식 양주시장이 지난 8월19일 대법원에서 벌금 150만원을 확정 받아 시장직을 잃었기 때문이다. 김 부시장은 내년 4월13일 실시되는 양주시장 재선거까지 선장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김건중 시장 직무대행의 강한 의지와 소신이다. 지난 1월 경기도 정기인사 때 양주시 부시장으로 발령 받은 김 시장 직무대행은 도청 교통국장 등을 역임하며 교통분야에서는 전문가로 손꼽혔다. 그러나 부시장이라는 한계 때문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앞으로 8개월여 동안 양주시정의 방향타를 어떤 식으로 잡을지 지켜볼 일이다. 내년 선거 때까지 시간 때우기 개념으로 시정을 단순한 안정추구형으로만 이끌면 안 된다. 우선적으로 양주시정의 잘잘못을 따져 잘된 점은 더욱 매진하고 잘못된 점은 바로잡아야 한다.
당장 9월12일 임기가 끝나는 양주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 후임자 선정부터 꼬여 있다. 현삼식 시장의 의중에 따라 면접까지 진행됐으나, 현 시장이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불합리하고 불공평한 공직인사 문제를 푸는 것도 큰 골칫거리다. 온갖 잡곳에서 침 흘리는 섭정 유혹을 물리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김 시장 직무대행은 중심을 잡고, 진정 양주시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특히 시장 공백으로 흐트러질 수 있는 공직기강을 다잡아야 한다.
김 시장 직무대행은 공직기강이 무너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의정부시를 보면 알 수 있다. 의정부시는 안병용 시장이 선거법 위반 시비에 휘말린 사이 국장급 공무원들은 줄줄이 부동산 투기의혹과 추문 등에 연루되고, 일선 직원들은 각종 비위행위를 저지르는 등 공직기강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의정부시시설관리공단 직원이 여직원 책상 밑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여 특정 신체 부위를 촬영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은 그 결정판이다. 여기에 을지연습 위문품까지 반출하다 들통나는 등 파렴치한 일들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직기강이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기초임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김 시장 직무대행은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양주시의 공직기강 만큼은 절대 흔들리지 않도록 바짝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그래봤자 8개월이다. 그 8개월은 양주시민을 위해 한 점 부끄러움 없고 후회하지 않을 공직기간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