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약서에 근거한 예산안 한번도 승인 안받아

의정부시 음식물류폐기물 자원화시설 민간위탁 과정이 그동안 특혜의혹으로 점철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의정부시는 음식물쓰레기를 퇴비로 만들겠다며 사업비 121억2천만원을 투입, 자일동 206-4번지 일원에 준공한 음식물류폐기물 자원화시설을 2011년 7월1일부터 가동했다. 이 곳은 한 때 편법 운영 및 엉터리 준공검사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앞서 의정부시는 2012년 5월17일 3년짜리 민간위탁 공고를 통해 효성에바라엔지니어링(2012년 7월2일~2015년 7월1일)을 선정했다.

◆법 위반 입찰 및 변경계약 논란=지방계약법 제24조에 따라 3년 장기계속계약은 총액으로 입찰을 해야 하는데, 시는 1년 단위로 위탁사업비를 변경했다. 특히 시는 계약체결일로부터 90일이 지나야 변경계약이 가능(지방계약법 시행령 제73조)함에도, 불과 40일만에 계약금액을 5천541만원 증액해줬다.

당초 계약은 2012년 6월21일, 금액(비정산비/인건비, 이윤 등)은 7억3천865만원이었으나, 2012년 7월31일 7억9천406만원으로 증액한 것이다. 당초 계약금액 7억3천865만원도 입찰공고시 추정금액(7억6천908만원) 대비 96%라는 엄청난 계약률이었다.

게다가 2013년 6월14일 2차 변경을 하여 계약금액을 8억1천282만원으로 했다가 47일만인 2013년 7월31일 9억5천297만원으로 또 증액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간위탁업체에 대한 특혜(부당이득)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의정부시 관계자는 “잘 모르고 하는 지적”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총액 계약을 한 뒤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하여 연도별로 세부계약을 한 것이며, 당초 계약된 음식물쓰레기일일 처리용량(90톤)보다 많이 반입돼 이를 반영하는 시행착오를 몇 차례 겪으며 초기에 계약을 변경한 것이지 특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보험료 미정산 및 계약주체 논란=효성에바라엔지니어링은 3년 동안 국민건강보험료, 노인장기요양보험료, 국민연금보험료 등을 사후정산하지 않았다. 이는 지방자지단체 입찰 및 계약집행기준 제8절의 내용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직원들의 보험료가 얼마인지, 어떻게 사용됐는지 등을 알 수 없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의정부시 재무회계규칙에 따라 계약은 재무관 또는 분임재무관이 체결하고 기명 날인해야 함에도, 안병용 시장의 이름이 협약서에 적혀 있다. 재무관인 재정경제국장의 업무를 방해하고 회계질서 문란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예상된다.

그러나 시 관계자는 “보험료 사후정산은 입찰공고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이라 문제될 게 없다”면서 “민간위탁조례에 따라 우리는 협약서를 체결한 것으로, 협약서는 시장이 날인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간위탁 협약서에 따라 효성에바라엔지니어링은 해마다 예산안을 제출해 승인받아야 하나, 단 한 번도 예산안을 제출하지 않았고, 시는 요구하지 않았다.

◆낙찰자 결정기준 논란=시는 ‘기술능력에 대한 평가결과에 의거 상위득점 3개 업체를 대상으로 가격을 개찰하여 기술능력 평가점수(80%)와 가격 평가점수(20%)를 합산하여 최고 득점자를 수탁자로 선정한다’고 공고했다.

이는 ‘예정가격 이하 최저가 입찰자부터 계약이행능력을 심사하여 낙찰자를 결정한다’는 지방계약법 제42조와 다른 것이다. 또한 사실상 효성에바라엔지니어링만 소유하고 있는 ‘특허권자’에게 가점 5점을 부여하는 기준도 마련했다. 결과적으로 효성에바라엔지니어링이 낙찰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의정부시는 “우리는 서류심사, 가격심사, 기술심사를 동시에 진행하여 합한 점수로 낙찰자를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2015년에도 반복=효성에바라엔지니어링과의 3년 민간위탁 계약이 끝나가자 의정부시는 지난 3월25일 입찰공고를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지방계약법 제43조에 따라 제안서 평가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하지 않은 채 민간위탁 적격자 심사위원회가 낙찰자를 선정했다. 다른 지자체 공무원의 평가위원 참여도 배제했다. 시는 “민간위탁조례에 따른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또한 법정 공고기간 40일이 아닌 고작 19일간만 공고했다. 개찰장소와 일시를 명시하지 않고, 평가결과를 비공개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시 관계자는 “여러 사정이 있어 공고를 길게 하지 못했다. 지방계약법에 의거, 긴급한 경우 공고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