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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주례사
의정부문화원장 조수기
  2015-06-30 17:23:46 입력

평소 호형호제하는 분이 찾아와서 결혼식 주례를 부탁했다.
신랑은 남자 미용사로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로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어머니가 식당을 운영하며 키운 아들 결혼날짜를 잡았지만, 주례를 정하지 못했다고 하면서 자기와 나의 우정을 생각해서 남자미용사로 열심히 사는 청년의 용기를 북돋워 달라고 해서 승낙했다.

문화원장 직책을 맡아서 지역사회에서 봉사하다 보니 문화원 회원 자녀들 결혼식과 한평생 직장이었던 공직사회 지인들의 자녀 결혼식 주례를 자주 맡아서 봉사하는 경우가 있다.

인생의 새 출발을 하는 젊은 신혼부부를 위하여 덕담하고 새가정을 꾸미고 새롭게 출발하는 사람들과 결혼식장에 참석한 하객들에게 호평받는 주례사를 하기 위해 일주일 이상 준비하고 다듬어 결혼식장에 나간다.

그런데도 내가 늘 부담을 느끼고 집중하는 것은 신랑 신부 보다도 신랑 신부를 주인공으로 세워놓고 관객 입장인 하객들에게 박수받고 공감할 수 있는 주례사를 하기 위해 원고를 다듬고 고친 후 가급적이면 주례사를 할 때 원고 없이 생방송 같은 말로 하며 시선을 하객과 같이한다.

주례사의 내용은 인내(진인사대천명), 행복의 길(행복조건), 사랑(사랑의 힘), 감사(삶의 자세)를 주 내용으로 담고, 결혼식 참석자들의 관심을 위해 최근 신문기사와 해외토픽, 주례사 주제와 관련된 국내외의 주요통계를 인용하며, 정치, 사회, 문화, 예술 각 분야의 미담사례와 인간승리의 주인공이 역경을 극복하고 성공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신랑 신부에게 덕담을 함으로써 긍정적 반응을 유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10여 년간 주례를 서면서 기억에 남는 가장 어려웠던 주례는 2004년 3월 의정부시청에서 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는데 같은 사무실에 부속실 요원으로 근무하는 여직원이 결혼 한 달 앞을 두고 주례를 부탁해서 승낙했는데, 그 여직원이 결혼 2주 앞을 두고 다른 과에 근무하는 그의 친구와 같이 와서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한 시간 간격으로 친구의 주례도 해달라고 했다.

당사자 두 사람 앞에서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고 할 수 없어서 막상 주례를 승낙하고 보니 같은 날 같은 시청직원들이 하객인 장소에서 내용이 다른 주례사를 하게 되므로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고 긴장돼 입안에 침이 말라서 점심도 먹을 수 없었다.

주례를 해주고 나서 가장 황당하고 기막힌 사례는 2006년 5월 앞에 언급한 남자 미용사인 신랑의 주례를 했던 일이다. 그 사람 결혼 주례를 부탁했던 분이 주례를 서준 지 6년이 지난 어느 날 찾아와 매우 난처한 부탁이 있다고 하면서 오찬을 같이 하자고 했다.

당신이 주례를 서준 남자 미용사가 그동안 아이 두 명을 낳고 잘살았는데 1년 전부터 미용실에 근무하는 여직원과 정분이 나서 바람을 피우다 부인에게 들통이나 이혼을 하게 되었는데 미안하지만 내가 법원에서 가사조정을 하고 있으니 이혼이 원만히 이루어지도록 힘써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여보시오 검은 머리 파 뿌리 되도록 행복하게 백년해로하라”고 주례사를 해준 주례가 이혼하라고 조정을 하란 말이냐 당장 돌아가서 “신랑보고 신부에게 무릎 꿇고 석고대죄함은 물론 두 자녀를 생각해서라도 깨어진 사랑을 봉합해야 한다.”라고 꾸짖어 돌려보냈다.

신랑 신부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어떠한 경우라도 항상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며 진실한 남편과 아내로서의 도리를 다할 것을 맹세한다는 “혼인서약”을 하고서도 이혼까지 주례해달라고 부탁을 받고 보니 기막힌 일이다.

세상에 주례의 책임한계는 어디까지이며 신랑, 신부가 주례를 잘 고르기도 힘들겠지만, 주례가 신랑 신부의 주례를 맡는 것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충격을 받고, 요즈음은 누가 주례를 부탁하면 선뜻 대답을 못 하고 신중을 기하게 되었다.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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