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도 양주시의회 의정비 인상문제가 진통을 겪고 있다.

양주시 의정비심의위원회(위원장 박지영)는 11월16일 오전 10시 시청 대회의실에서 서정대학 지역발전연구소에 의뢰해 심의위원, 공무원, 리·통장, 주민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8년도 양주시 의정비 결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으나 대다수 주민들이 인상안에 대해 격하게 반대했다.

토론자로 나온 최종복 경기일보 경기북부지원본부장은 “의원들의 의정비는 당초 4급 서기관 20호봉 기준이었으나 주민들의 눈치를 보느라 처음부터 금액을 적게 책정했다”며 “의원들을 전문직으로 만들려면 월급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환철 경민대학 교수도 “본격적인 지방화시대를 맞아 직업인으로서의 시의원으로 인정해야 한다”며 “특히 양주시 같은 개발행위가 많은 성장지역은 시민들 대신 양주시를 감시하며 예산 수십억원을 절감시킬 수 있는 게 시의원이니 의정비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남용 의정비심의위원(백석읍 복지1리장)은 “양주시의 경기도내 재정자립도는 25위인데, 의정비는 14위”라고 전제한 뒤 “의원들이 올해 한 일을 보면 58일 회의를 해 의원발의 조례안 1건, 결의안 1건, 건의문 1건을 채택했는데, 이런 정도는 그동안 무보수 명예직 시절 때도 다했다. 올해 의정비 3천240만원 동결도 파격적인 대우”라고 강조했다.

▲ 양주 의정비 공청회에 참석한 주민이 인상 반대를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이날 참석한 주민들도 “이번 공청회가 의견수렴이냐 결정통보냐”고 따진 뒤 “의원들의 활동실적을 계량화하고, 월급 인상은 여론조사를 통해 조절해야 한다. 의정비 인상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토론자로 나선 홍재룡 의정비심의위원(전 양주시의회 의장)은 “한 시사주간지가 전국 지방자치학과 교수들을 대상으로 지방의회를 사자성어로 평가한 결과 ‘유명무실’ ‘좌충우돌’ ‘무위도식’ 등으로 조사됐다”며 “우리나라 평균 물가인상률은 한 자리수인데 의정비를 30%나 올리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지만 우선 기본적으로 줄 것은 주고, 나중에 일 못하면 표로 낙선시키거나 주민소환제를 발동해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식으로 퇴출시키고 응징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양주시위원회는 같은 시각 양주시의회 앞에서 ‘의정비 인상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시군구의장단 공모 아래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의정비 대폭 인상 기도를 틈타 양주시의회에서도 30%에 이르는 터무니없는 의정비 인상안을 내놓고 있다”며 “올해 초 예산 불법전용 초호화 해외여행 사태를 야기해 탄핵받아야 마땅했던 양주시의원들의 대폭적인 의정비 인상 기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민노당은 “노동자 평균 임금인상율은 5%이고, 시 재정이 열악하다는 이유로 시민을 위한 양주시립병원 설립 주민조례안을 단박에 부결시킨 양주시의원들이 ▲주민소득수준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 ▲의정실적 ▲재정능력 등을 고려하게 되어 있는 의정비 결정 관련 행자부 모든 지침을 위반하면서 합법적인(?) 혈세 착복을 기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주시의회는 11월22일 제168회 임시회에서 이같은 의견을 종합하여 의정비 개정조례를 처리할 예정이다.

양주시의회 의정비 인상에 대한 입장<전문>

시민 정서를 유린하며 전국적으로 지방의회 의정비 대폭적 인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양주시의회 의정비 심의위원회는 현재 의정비 3,240만원 대비 30%, 1천만원 인상안을 확정하고 있다. 

‘생계비 보장’, ‘의정비 현실화’ 등을 의정비 인상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허울에 불과하며 명백히 시민의 정서와 이해를 배반하는 것이다.

지난해 백석읍 아파트 화재로 인해 일가족이 어이없이 유명을 달리한 사건이 아직도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으며, 주민들의 절절한 염원이 담긴 양주시립병원 건립 주민조례안이 별다른 의료대책 없이 시의원들에 의해 너무도 쉽게 부결되어지는 장면을 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불법 초호화 해외여행으로 시민의 혈세를 탕진하여 시민들의 분노와 지탄의 대상이 시의원들이었음을 잊지 않고 있다.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재정 부족을 이유로 외면하고 있는 양주시의원들이 추진하는 의정비 인상은 경기도내 31개 시군구 가운데 지방재정 자립도 25위, 35.3%라는 현실과 시민의 정서와 이해, 양주시민의 평균 소득수준을 외면한 전형적인 ‘의원 배불리기’에 불과하며 혈세를 눈먼 돈으로 바라보고 불법적으로 빼돌려 호화 해외여행을 즐기던 때와 하등 다를 바 없는 심보이다.

또한 이번 의정비 인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 재정자립도, 주민 소득수준, 공무원보수인상율, 의정 평가 등의 행자부 지침이 엄격히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30%, 1천만원 의정비 인상안이 갖는 문제가 절차적 과정에서도 드러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우리는 시민의 정서와 이해를 배반하고 있고 절차상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의정비 인상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는 바이며 의정비 인상 추진을 즉각적으로 중단할 것을 권고하는 바이다.

우리의 성의있는 권고에도 불구하고 양주시의원들이 30%, 1천만원 의정비 인상을 추진한다면 17만 양주시민의 분노와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경고하며 이로부터 빚어지는 모든 사태는 전적으로 양주시의원들에게 있음을 밝히는 바이다.

2007년 11월 16일
민주노동당 양주시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