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의제21이 거듭되는 파행으로 존재이유를 상실하고 있다. 의제21 공동회장인 임충빈 시장과 감정싸움까지 벌이며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이항원 운영위원장(경기도의원)이 11월9일 제8차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별안간 사퇴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양주의제21은 초유의 운영위원장 공석사태로 정상운영이 어렵게 됐다.
이항원 의원은 지난 2월27일 열린 의제21 제4차 정기총회에서, 이보다 앞선 2월13일 제2차 운영위원회에서 허순자 운영위원장, 박홍문 운영위원, 이항원 경기도의원 세명중 박홍문씨를 제2대 운영위원장으로 선출한 결과를 뒤집고, 운영위원장이 됐다.
이항원 의원은 당시 “의제21 사업진행에 공무원들이 사사건건 개입해 자기들 부속기관처럼 좌지우지 해왔다. 년간 지원예산 1억5천만원을 7천만원으로 깍아 인건비를 줄여야하는 등 사업이 안정적이지도 못했다. 독자적 활동을 보장받을 생각”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 때문에 운영위원장 인준절차가 무시됐고, ‘정무직 공무원으로서 운영위원장을 맡는 일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산업경제분과 위원인 강진규씨는 양주의제21 홈페이지에 ‘총회인지 인민재판인지 코미디를 보는 것 같았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오늘 총회는 사람을 많이 동원한 쪽의 승리였다. 무슨 정치판도 아니고 마치 인민재판을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항원 의원은 “임충빈 시장과 원대식 시의회 의장이 총회의결을 뒤집을 수 있는 법적 대응없이 회원들에게 (비겁하게) ‘위법소지가 있다’며 편지나 보내는 것은 문제”라며 “의제21은 내가 시의원 때부터 관심 갖고 추진해왔던 일이고, 시가 사사건건 의제21 운영에 간섭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하며 운영위원장 자리에 강하게 집착했다.
그런 와중에 이항원 의원이 임기 15개월이나 남은 현 시점에 사퇴의사를 밝히자, 의제21은 한 순간에 책임자 없는 '비웃음거리 단체'가 된 것이다. 그동안 의제21은 양주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눈에 띄는 의제를 생산하지 못한 채 관성화된 조직으로 변질됐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임 시장과 이 의원이 차기선거를 위한 감투싸움과 조직장악에 과욕을 부린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한편에서는 이 의원이 12월19일 대선을 맞아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선거운동을 위해 정치적 논란이라는 부담도 털고, 임 시장의 도움도 구하기 위한 길을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어쨌거나 양주의제21이 2005년 출범 이후 양주지역에 생산적인 의제를 생산해왔는지, 우리지역에 꼭 필요한 조직인지를 평가해볼 좋은 기회가 생겼다. 평가에 따라서 의제21 해체도 고려대상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