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겨울 불이 난 가게에 들어와 불을 꺼주고 홀연히 떠난 한 고등학생의 선행이 뒤늦게 알려졌다.
12월28일 일요일 낮 12시경. 양주시 덕정동 해밀프라자 1층 유아용품 전문점인 ‘디어 베이비’에서 배전판 과전류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불이 나자 당황한 여점원은 어쩔 줄 몰라 허둥거렸다.
불꽃이 치솟던 그 때, 한 남학생이 가게로 들어와 구석에 비치되어 있던 소화기를 들고 급히 불을 꺼줬다. 조금만 지체됐다면 해밀프라자는 큰 화재사고를 당할 뻔한 상황이었다. 해밀프라자에는 새마을금고를 포함한 여러 점포와 학원이 입주해 있는 곳이다.
여점원은 말 없이 떠나려는 학생의 이름을 물었고, 학생은 마지 못해 이름(김현모)만 알려주고 나갔다.
1월16일 디어 베이비 원경희 대표는 “어찌어찌해서 김군이 덕정고등학교 학생이라는 사실만 최근에야 알게 됐을 뿐, 학년도 연락처도 아직 모르고 있다”며 “김군이 아니었다면 우리 가게와 상가 전체가 큰 화재 피해를 입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원 대표는 김군에게 “고맙다는 말이라도 전하고 싶다”며 우선 감사의 뜻을 회천3동 주민센터에 알렸다. 조만간 덕정고등학교를 찾아갈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