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입기사들 "노조 인정하라" 요구하며 전면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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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우유가 이삿짐차를 이용하여 우유 보급소에 제품을 유통시키고 있는 장면. |
서울우유가 지입 운전기사들의 노조설립을 불허한 가운데, 10월15일 운송파업이 발생하자 제품을 냉장차가 아닌 이삿짐차와 일반 트럭 등을 동원해 대리점 등에 공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운수노조 화물연대에 따르면 “서울우유측이 파업으로 운송이 멈추자 우유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5℃ 이하의 냉동탑차로 운송해야 하는 규정을 어기고 냉장이 안되는 일반 카고트럭이나 심지어 소형승합차를 이용해 불법으로 대체수송 하고 있어 식품의 안전과 위생이 위험한 상태”라고 폭로했다.
화물연대 소속 서울우유지회(지회장 전준식) 소속 조합원 200여명은 10월22일 양주시 덕계동 서울우유 양주공장 인근 밭에 천막농성장을 꾸리고, 가두집회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폭로하면서 회사측의 성실교섭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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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우유 양주공장 앞에서 경찰과 대치중인 화물연대 소속 서울우유지회 조합원들. |
이들은 “회사측이 노조를 인정하지 않아 단체협약이 2개월째 지연되고 있다”며 노조 인정과 고용안정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우유지회는 “우리들이 파업을 하자 사측은 계약파기를 무기로 ‘화물연대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운전기사들에게 선착순으로 쓰게 하고, 이를 공증까지 받았다”면서 “단체가입이 보장되어 있는 나라에서 노비문서까지 횡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사측은 원유를 원활하게 집유하지 못하자 25톤 대형 탱크로리가 중간에서 원유를 받는 등 위생법상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며 “국민기업이 이래서 되겠냐”고 따졌다.
화물연대는 “서울우유가 화물연대 가입을 이유로 4명을 무연고지로 전출보내고 가입을 주도한 사람에게는 각종 협박을 일삼아 왔다”며 “적재정량을 초과한 과적 강요는 물론 운송료도 10여년간 동결한 상태인데, 최근에는 운행시간과 운행거리를 살인적으로 증가시키는 구조조정을 감행해 조합원들을 분노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서울우유 양주공장 관계자는 “우리는 냉동차를 임대하여 정상 유통시키고 있고, 집유도 정상적으로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서울우유 본사 홍보실 관계자는 “화물연대는 정부도 인정하지 않고 있듯 운전기사들이 모두 개인사업자여서 노조결성은 말이 안된다”며 “그들은 운수 자회사와 계약한 사람들로, 각서 등은 우리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우유 지입 운전기사들은 제품운반 9개 운송사, 원유운반 2개 운송사 등 총 11개 회사와 개별적으로 운송계약을 한 상태로, 서울우유는 이들 11개 운송사들과 대화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농림부 축산물위생과 관계자는 “우유 제품은 축산물 가공기준 및 성분규격에 관한 고시에 따라 냉동 또는 냉장차량 등으로 5~10℃ 이하로 보관·유통해야 한다”며 “서울우유측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우유지회 소속 노동자 200여명은 이날 양주공장에 들어가 사측과의 면담을 시도하려했으나 경호요청을 받고 출동한 경찰병력 3개중대에 가로막혀 실랑이를 벌이는 등 긴장수위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