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도를 거의 걸어 올라왔을 때 계단에 앉아 등 긁는 대막대기를 파는 사내가 보였다 음산한 눈빛과 질겅거리는 입술, 그가 나를 향해 뱉은 말이 껌처럼 얼굴에 달라붙었다 떼어내려고 할수록 더욱더 들러붙는 이 낯선 물컹거림, 한 여자의 불룩하게 드러난 가슴이 붉은 물감덩어리처럼 울컥 눈 속으로 쏟아져내리고 그녀와 팔짱을 끼고 걸어오던 중년 남자의 지팡이가 갑자기 뱀이 되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나희덕 ‘만화경 속의 서울역’ 중에서)
김형철
·개인전, 초대전 6회(서울, 오사카) ·한국의 미 2002(살론 갤러리/아이오와)
·현대묵의 도전(애지연미술관/동경), 인디펜던트 뉴욕전(그릴리 스퀘어 갤러리/뉴욕)
·현 의정부미술협회 한국화분과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