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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하 웃음행복센터 원장 의정부제일간호학원 원장 웃음치료 전문가(1급) <웃음에 희망을 걸다>, <웃음희망 행복나눔> 저자 |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살고 있는 윈저성에는 수많은 미술품과 역사적 유물들이 전시되어있다. 그 중 특이한 유물이 하나 있는데 바로 ‘녹슨 총알’이다. 트라팔가 해전에서 호레이쇼 넬슨 제독을 저격했던 총알이다.
1805년 10월21일 넬슨 제독이 이끄는 영국 해군은 스페인 남서쪽의 트라팔가 앞바다에서 프랑스와 스페인의 연합함대와 대치하고 있었다. 영국함대는 27척, 연합함대는 33척이어서 영국군이 약간 불리한 상황이었다.
프랑스함대와 스페인함대는 서로 거리가 약간 떨어져 있어서 영국군은 T자 전법으로 가운데를 가르며 한쪽을 먼저 기습하였다. 약한 프랑스함대를 기습한 후 사기가 오른 영국함대는 그 기세를 계속 밀어붙여 연합함대 22척을 격침시켰다. 영국배는 1척도 침몰하지 않았다.
넬슨 제독은 이미 다른 전투에서 한쪽 팔과 한쪽 눈을 잃은 상태였는데 이 마지막 전투에서 승리가 확실시되는 순간 불행하게도 적의 저격을 받았다. 지휘권을 넘기고 치료를 받으라는 부하들의 요청도 아랑곳하지 않고 넬슨 제독은 끝까지 지휘봉을 놓지 않았다. 임종하며 그는 “신에게 감사드린다. 나는 내 임무를 다했다”라는 유언을 남겼다.
윈저성에 보관된 녹슨 총알은 끝까지 자신의 임무를 다하고 숭고하게 죽어간 넬슨 제독의 충성과 투지와 용기의 정신이 그대로 녹아 있는 것이다. 이것이 세계 4대 해전의 하나인 트라팔가 해전이다.
영국에 넬슨 제독이 있다면 한국에는 이순신 장군이 있다. 이순신 장군은 녹슨 총알대신 난중일기라는 보물을 남겼다. 명량 해전의 승리를 담은 영화 <명량>이 최고 관객수를 동원하며 각종 신기록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명량 대첩에서 이순신 장군은 12척의 배로 330척의 배를 물리치는 기적과 같은 혁혁한 전공을 세웠으나 세계 4대 해전에는 들어가지 못한다. 왜냐하면 적군이 완전히 전의를 상실할 정도로 초토화시킨 전쟁은 아니기 때문이다.
세계 4대 해전에는 한산도 대첩이 들어간다. 한산도 대첩 이후 이순신 장군이 완전히 제해권을 장악하였기 때문이다. 한산도 대첩을 계기로 이순신 장군은 일본군이 해상작전을 전혀 펼칠 수 없을 정도로 위축시켰고 전쟁 수행능력에 치명타를 입혀 일본군 철군을 촉진시켰다.
한산도 대첩에서는 넬슨의 기습적 T자 전법과는 반대로 학익진이라는 포위 전술을 펼친 것으로 유명하다. 학익진은 원래 육군이 쓰는 전술이다. 적군을 포위해야 하기 때문에 소통이 잘되는 육상에서는 유리하지만 소통이 어려운 해상에서는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하므로 보통훈련으로는 소화하기 어려운 전술이었다. 이순신 장군은 원래 함경도에서 여진족 정벌을 하였던 육군 출신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작전이었을 것이다.
한산도 대첩에서 왜적선 59척과 왜군 8000명이 한산도 앞바다에 수장되는 것을 보고 뒤쪽에 있던 왜적선 14척은 꽁무니를 빼 달아났다. 3시간 동안 약 60여척의 아군 판옥선에서 300여 포탄을 퍼부었고 아군의 피해는 노 젓는 군사 1명 사망에 그쳤다. <명량>에 이어 한산도 대첩도 영화로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넬슨 제독이나 이순신 장군은 세계 해군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군인이다. 둘 다 전쟁을 완벽한 승리로 이끌고 최후의 전투에서 전사한 살신성인의 리더십을 가진 장수이다.
러일전쟁시 쓰시마 해전에서 러시아 발틱함대를 괴멸시켜 일약 세계적인 해군 지휘관이 된 일본의 도고 헤이하치로 제독은 자신이 넬슨에 버금가는 ‘해군의 신’이라는 말을 듣고 대답하기를 “영국의 넬슨이 훌륭하기는 하지만 해군의 신이라고 할 인물은 못됩니다. 해군 역사상 해군의 신이라 할 제독이 있다면 딱 한 사람 이순신 장군뿐입니다. 이순신 장군과 비교한다면 나는 일개 하사관도 못됩니다.” 일본 해군 장수이지만 양심적인 고백이 아닐 수 없다.
영웅은 역경 가운데서 태어난다. 역경을 이겨내는 힘이 영웅을 만든다. 역경을 이겨내는 힘은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는 것이다.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는 근본적인 에너지는 사랑이다. 위대한 영웅은 다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두려움을 이기고 용기를 얻었던 것이다.
이순신 장군만 30년간 연구해온 이순신 전도사이며 헌법학자인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은 이순신의 리더십을 ‘사랑과 정성’으로 표현했다. 사랑이 두려움을 이기고 용기를 끌어낸 것이다.
영화 <명량>에서 보면 유머나 웃음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그만큼 긴장과 압박감의 연속이었다. 당시 상황이 최후 위기상황이니 만큼 유머나 웃음은 넣을 수 없었을 것 같다. 그래도 못내 아쉬운 것은 웃음이 들어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웃음은 역경을 이겨내는 중요한 조력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웃음은 사랑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