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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하 웃음행복센터 원장 의정부제일간호학원 원장 웃음치료 전문가(1급) <웃음에 희망을 걸다>, <웃음희망 행복나눔> 저자 |
길을 가다가 누가 전단지를 주게 되면 나는 잘 받지 않는 편이었다. 전단지 돌리는 사람과 눈이 마주치거나 미소 띤 얼굴을 보면 받지만 대체로는 그냥 무시하고 가는 편이었다.
나한테 별 필요 없는 전단지를 받으면 그것을 쓰레기통에 넣는 일이 귀찮고 또 마땅히 쓰레기통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단지 나누어 주는 사람을 투명인간 보듯 무시하고 지나칠 때도 많았다.
그러나 요즈음은 그렇지 않다. 나누어 주는 전단지는 무조건 받기로 했다. 내가 마음을 바꾼 이유는 C신문 일간지 기자의 역지사지 체험기 때문이다.
그 기자는 전단지 나누어 주는 아르바이트를 하였다. 첫 번째는 교대역 부근 피트니스센터를 알리는 광고전단을 들고 교대역 부근에서 두 시간 체험을 했고, 두 번째는 창동역 근처에서 치킨집 광고전단을 나누어 주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가 광고전단을 들고 나서자 세상 사람들은 금세 두 종류로 나뉘어졌다고 한다. 전단을 받는 사람과 전단을 받지 않는 사람으로.
그가 도전하고 30분 동안은 참담했다고 한다. 전단지를 내밀었지만 받는 사람은 열에 두세 명도 안됐다.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식은 땀이 흘렀다고 했다. 내미는 전단지를 거절하는 사람들이 야속하게 여겨졌다.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았다. 자신도 거리에서 전단 나누어 주는 사람들 보면 피해 가기 바빴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전단 받기를 거절할 것 같은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그 판단은 대체로 들어맞았다. 멀쩡히 걸어오다가 전단지 주는 사람을 발견하면 갑자기 땅을 보고 걷는 사람들, 고개를 돌려 못 본체하고 걷는 사람들, 어금니를 꽉 문채 무표정한 얼굴로 전단지 나누어 주는 사람을 보는 사람들은 보나마나 전단지를 받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을 상하게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를 완전히 무시하고 옆 사람과 이야기하며 걷거나 자신을 투명인간 취급하며 혼자 제 갈 길만 가는 사람들, 그리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자신에게 인상을 쓰며 “됐어!”라고 반말로 뿌리치는 사람들이었다고 했다. 즉 자신의 존재가 무시당하거나 모욕당한 느낌이 가장 괴로웠다고 한다.
점점 더 지나면서 전단지 돌리는데도 노하우가 생기게 되었다 한다. 사람들의 표정을 읽게 되었으며 기분 좋은 사람들은 잘 받고 기분 나쁜 사람들은 거의 받지 않는다는 전단 돌리기 기초단계를 잘 파악한 것이다.
점심 식사 후 아이스크림을 손에 든 사람들이나, 연인 등 기분 좋은 사람과 손잡고 가는 사람은 전단을 뿌리치지 않고 거의 다 받았다. 그러나 화난 얼굴로 빠르게 걷거나 큰 소리로 전화하며 걷는 사람들은 거의 다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길 가는 사람이 광고전단을 받을지 안 받을지 결정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0.5초 이내라고 한다. 그 짧은 시간에 받도록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은 눈을 맞추는데 있다고 한다. 거기에다 웃음 띤 얼굴로 눈을 맞추면 훨씬 더 성공률이 높아졌다고 한다.
그런 속에서도 “예”라고 대답하며 전단지를 받아주는 아주머니나 “감사합니다”라고 고개 숙이고 인사하며 받은 중고생들을 만났을 땐 울컥하며 마음 속으로부터 감동을 느꼈다고 했다. 어떤 이는 일부러 다가와 “그게 뭐요”라고 묻고 받아가며 꼼꼼히 읽어 보는데 뛰어가서 업어주고 싶더라고까지 했다.
그 기자의 4시간 아르바이트 체험기였지만 나는 그것을 읽고 전단 나누어 주는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었다. 한 번도 그들의 편에서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것이 미안했다. 역지사지의 마음을 갖게 된 것이다.
세계적 기업 월마트의 성공신화 가운데 뛰어난 마케팅 방법은 바로 ‘세발짝 이내의 손님에겐 무조건 웃으며 눈 맞추기’였다.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이 전 세계 월마트 30만 직원에게 위성방송으로 간절히 부탁한 마케팅 방법이다.
‘웃으며 눈 마주치기’는 상대방의 마음을 순간에 호의적으로 바꾸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웃음은 상대방에게 나의 호의를 전달하는 심부름꾼인 것이다. 경직된 우리 사회를 바꾸어 나가고 친절하고 호의로 가득찬 대한민국을 위해 ‘웃으며 눈 마주치기’ 운동을 펴나가야 하지 않을까?
‘웃으며 눈 마주치기’는 모든 영업행위 뿐 아니라 우리 인간사에서 맑고 밝고 아름다운 사회를 이루는데 가장 기초이며 중요한 첫 걸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