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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호, 황영희 |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은 없다는 것일까? 아니면 무늬만 같은 식구이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일까?
양주 새정치민주연합 정치인들이 희한한 동거를 하고 있다. 주인공은 정성호 국회의원과 황영희 양주시의원이다.
황영희는 7월15일 정성호의 의중을 깔아뭉개고 새정치연합에 배정된 제7대 양주시의회 전반기 의장을 차지했다. 새누리당 연합군의 지원사격에 힘 입은 것이다.
황영희는 제6대 의회 전반기 부의장도 정성호 의중을 얕봤다. 당시 양주시의회는 한나라당 4명, 민주당 3명으로 부의장은 민주당이 맡기로 했었다. 정성호는 민주당 남선우 시의원이 부의장이 됐으면 했다고 한다.
그러나 황영희는 ‘(2010년 6.2 지방선거 때) 정성호는 남선우를 가번 주고, 나를 구렁텅이인 나번 줬다. 그런데 살아돌아온 나 대신 가번 받고 쉽게 당선된 남선우가 부의장 되는 게 맞냐. 나는 정성호에게 빚진 게 없다. 용납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반발했다. 결국 황영희는 한나라당의 지지로 과반수인 5표를 얻어 부의장이 됐다.
제6대 의회 후반기 부의장도 철저하게 정성호를 깔봤다. 정성호 의중이 실린 것으로 알려진 이희창 시의원의 부의장 차례를 빼앗아 당시 의장이던 한나라당 이종호 시의원과 후반기 2년을 더 해먹겠다는 욕심을 부렸다. 싸움 끝에 의장은 한나라당 정창범, 부의장은 한나라당 임경식 시의원이 됐다.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도 그랬다. 황영희는 이번엔 가번을 받았는데, 그것도 폄하했다. ‘정성호가 공천 줄 사람이 없어서 나를 가번 줬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선거 전후에는 ‘정성호가 홍성표(나번)만 도왔다. 나는 도움 받은 게 전혀 없다’는 식으로 비난 일색이었다.
정성호는 제7대 의회 전반기 의장에 이희창이 됐으면 하는 의중이 있었다. 그런데 황영희는 이를 일거에 무시했다. 나도 재선인데 양보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었다. ‘동상이몽’인 이희창과 함께 새누리당과 싸우며 전반기는 재선 의원이 2명 있는 새정치연합이 맡는데까지는 공조를 펼쳤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새누리당 지원사격을 이끌어냈다.
7월15일 새누리당 4명과 ‘정성호가 홍성표만 도왔다’던 그 홍성표를 끌어들여 6표로 의장이 됐다. 이희창은 2표로 무너졌다. 새누리당 연합군의 도움으로 ‘정성호 심복(?)’이 제거된 것이다. 새누리당 시장인 양주시도 경계자세를 풀었다.
이에 대해 정성호 의원은 “당론은 없었고 의원들이 스스로 합의하라고 한 것”이라며 “황영희 의장이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하니 지켜보겠다”고만 말했다. ‘정치 9단’ 정성호의 속을 까보지 않는 한 무슨 생각인지는 알 수 없는 말이다. 그들의 희한한 동거가 계속되고 있는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