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2025.05.26 (월)
 
Home > 기획/연재 > 이한규의 사랑칼럼
 
백합화 향내를 내는 삶
  2006-05-13 10:02:49 입력

한 독일 목사가 미국으로 이민 가서 뒤뜰에 라일락이 핀 집을 세로 얻어 이사했습니다. 이사 다음날, 뒤뜰에 나가보니 옆집 사람이 쓰레기를 갔다 놨습니다. 실수로 그랬는줄 알고 치워줬는데 다음날도 그랬고, 그 다음날도 또 그랬습니다. 그때 목사 아내가 아들에게 지혜롭게 말했습니다. “얘야! 내일 아침 뒤뜰에 또 쓰레기가 있으면 그 위에 예쁜 라일락 한 송이를 얹어놓아라.”

아들이 어머니 말씀대로 이웃이 매일 쓰레기를 갖다 놓을 때마다 그 위에 라일락꽃을 얹어 놓았습니다. 얼마 후부터 쓰레기는 슬며시 사라졌습니다. 행복은 절망의 쓰레기 위에 라일락꽃을 놓고 고통의 가시밭에서 백합화 향내를 낼 때 주어집니다.

아름다운 삶은 어떤 삶일까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처럼 이성의 지나침도 없고 돈키호테처럼 감정의 지나침도 없는 ‘이성과 감정이 조화를 이룬 삶’은 아름답습니다. 회색의 군중 속에서 여론이란 무명씨에게 끌려 다니지 않는 ‘현명한 개성을 갖춘 삶’도 아름답고, 만리장성을 보고 감탄하기 전에 그것을 쌓기 위해 흘린 수많은 사람들의 피눈물을 한번쯤은 생각해 보는 ‘양심의 소리에 민감한 삶’도 아름답습니다.

우주의 광대함과 시간의 영원함에 자신의 왜소함을 느끼고 저기압의 격랑에 휘말리기보다는 복슬강아지와 노는 아기의 순수한 눈 속에서 영원을 바라보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삶’도 아름답고, 고독 속에서 인격을 다져 고독을 시로 승화시키는 삶처럼 ‘고통의 가시밭에서 백합화 향내를 내는 삶’도 아름답습니다.

한 시인이 들려주는 우화입니다. 한 나그네가 진한 향기를 내는 진흙을 얻고 진흙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바그다드의 진주냐?” 진흙이 대답했습니다. “나는 진주가 아니오.” 나그네가 또 물었습니다. “그럼 너는 인도의 사향이냐?” 진흙이 대답했습니다. “나는 사향도 아니오.” “그럼 너는 무엇이냐?” “나는 한줌의 흙일뿐이오.” “그러면 어디서 그런 향기가 나오느냐?” “그 비결은 나는 백합화와 함께 오래 살아서 그렇소.”

가장 아름다운 삶은 ‘가시밭의 백합화’의 삶입니다. 백합화 씨가 가시밭에 떨어지면 기운이 막혀 대개 죽지만 그때 살아남으면 가장 진한 향기를 발합니다. 사랑이 있다면 가시밭 세상에서도 백합화처럼 살 수 있습니다. 인생의 가시는 무익하거나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성인(聖人)들에게도 가시가 있었고, 오히려 그 가시가 성인을 만들었습니다. 가시가 불행이 아니라 가시를 의미 없이 흘려보내는 것이 불행입니다.

가시에 찔리면 고통스럽지만 그럴수록 사랑의 성숙도는 높아집니다. 동풍이 불면 서쪽 가시에 찔리고, 서풍이 불면 동쪽 가시에 찔리는 것이 삶이지만 사랑만 있으면 가시에 찔릴수록 삶에서 더 향내가 나게 됩니다. 인생의 가시는 사랑과 희망이라는 치료약을 내 영혼에 흘러들어오게 하는 짧은 주사바늘입니다.

목사 (http://www.john316.or.kr)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경기북부시민신문 님의 다른기사 보기
TOP
 
나도 한마디 (욕설, 비방 글은 경고 없이 바로 삭제됩니다.) 전체보기 |0
이름 제목 조회 추천 작성일

한마디쓰기 이름 패스워드  
평 가









제 목
내 용
0 / 300byte
(한글150자)
 
 
 
 
 
 
감동양주골 쌀 CF
 
민복진 미술관 개관
 
2024 양주시 도시브랜드 홍보영상
 경기북부 5개지역 시민단체, 대
 의정부교육지원청, 2025학년도
 호원1동 새마을부녀회, 마음으로
 신곡2동, 제1차 취약계층 가가호
 호원치매안심센터, 치매 가족교
 동두천초등학교, 월드스쿨로의
 육군 제8기동사단, 2025년 지상
 의정부실내빙상장, 전국 생활체
 영유아 정서·심리 발달 지원 위
 [포토] 유채꽃밭 활짝…환영 인
 양주시의회, 377회 임시회 폐회
 양주시립교향악단, 5월 22일 파
 의정부시청소년재단 새말청소년
 송내동, 봉사하는 착한식당 ‘눈
 동두천시, 고액 상습 체납자 가
 동두천시, 동두천사랑상품권 부
 고명환 작가가 양주소방서에 알
 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 제18
 퇴근 후 건강 챙기기!…의정부시
 의정부시, 교외선 건널목 관리원
 청년이 만든 책, 의정부를 채운
 의정부시, ‘멈춤’이 생명을 지
 연천군, 학교로 찾아가는 개성
 양주시, 세외수입 담당자 대상
 의정부교육지원청, 늘봄·방과
 양주시, 농업활동으로 정서 치유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산 선인봉
 국립속리산말티재자연휴양림, 충
 흥선동 연내천 복개 거주자우선
 양주시, 토양정밀조사 및 오염토
 
정진호 의원 “시장 마음 바뀔 때마다 개발방향 바뀌는 한심한 의정부”
 
장흥농협, 제8회 행복장흥 아카데미 성황리 개최
 
“UBC 사업, 시민 공론장에 올려야 합니다”
 
덕도초에 71세 만학도 입학…“배움에 나이는 없죠”
 
광적농협-광적상가번영회, 상호협력 업무협약
 
양주축협, 영남지역 산불 피해 복구 성금 기부
 
글로 기록 남기기의 중요성
 
수습기간과 최저임금의 90%
 
“척추가 부러졌는데 시멘트를 주입한다고요?”
 
경기도 노동안전지킴이는 무사고에 헌신하는 노동 현장 수호자
 
한전MCS 경기북부지사 전 지점 ‘따뜻한 나눔’
 
 
 
 
 
 
 
 
 
 
 
 
 
 
섬유종합지원센터
 
 
 
신문등록번호 : 경기.,아51959 | 등록연월일 : 2018년 9월13일
주소 : (11676) 경기도 의정부시 신촌로17번길 29-23(가능동) 문의전화 : 031-871-2581
팩스 : 031-838-2580 | 발행·편집인 : 유종규│청소년보호책임자 : 송수연 | 관리자메일 : hotnews24@paran.com
Copyright(C) 경기북부시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