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야부인’이라 하면 얼마 전 막 내린 드라마 <서동요>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겠다. 그러나 불교를 아는 이들에게 그 이름은 성스러운 존재이다. 사바세계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자비와 도를 전파했던 석가모니, 그 어머니가 바로 마야부인이다.
지난 5일 초파일, 의정부시청 앞에 마야부인이 등장했다. 물론 실재 마야부인은 아니다. 의정부 광동고등학교 2학년 차샘(18) 양. 광동고등학교 연래 행사인 마야공주·왕비 선발대회에서 뽑힌 주인공이다.
“고등학교 때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서 자원했어요. 뽑힐 줄 몰랐는데…. 당황했지만 재미있었어요.”
쑥스럽게 웃는 차양은 여느 또래 소녀들과 다를 바 없다.
“처음에는 불교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 일을 맡으면서 포교원도 가보고 불교와 다른 종교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불교학교인 광동고등학교 여교사회는 1980년 설립 후 해마다 여학생들을 상대로 마야공주·왕비 선발대회를 갖는다. 1학년에서 공주 4명, 2학년에서 왕비 1명을 뽑는 이 행사는 5월 석가탄신일에 의정부시청 앞부터 중앙로와 포교원까지 시가행진도 한다. 이외에도 광동고등학교는 수계식, 반야심경 암송대회 등 불교행사로 학생들의 정서함양에 열의를 쏟고 있다.
“친구들은 선발대회에 나가니까 뭐라고 했나요?”
“말리고 싶다고 했어요.”
“왜? 이유가?”
“창피당할까봐요!”
사회자 실수로 발표 당시 선발된 것도 몰랐다며 친구, 선생님과 재잘거리는 차샘양. 미래의 꿈이 고등학교 선생님이라는 그녀와 해맑은 친구들을 보며, 석가모니가 가져왔던 희망처럼 어쩌면 저 순수한 학생들이 힘겨운 우리 현실 속에서 미래에 대한 구원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긴다.
“불교는 뭔가 신기해요. 입정할 때면 마음이 편해져요. 선을 추구하는 종교가 모두 그러하겠지만 오묘한 무엇인가가 숨겨져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