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금속과 양주상운의 공통점은 양주지역 우수사업체란 것이다. 정우금속은 전체 인원 300여명, 2000년도에 1천만불 수출탑을 수상한 우량기업이다. 양주상운 또한 60여대의 택시를 운영하며 150여명의 택시 노동자를 거느리는 경기북부지역 최대의 택시회사다.
두 회사의 성공과 성장은 지역 경제계의 거인으로 칭송받을만 하다. 그러나 두 거인의 그늘에는 노동자의 한이 배어있다.
정우금속은 2005년 9월 노조설립 이후 노조인정, 생산수당, 기본급, 부당해고 등의 문제로 몇 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회사와 노조측의 시각차이로 인해 난항중이다.
양주상운의 노사 갈등은 한층 치열하다. 전액관리제와 생활임금을 요구하며 양주상운 택시노동자들은 지난달 27일 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파업에 들어갔다. 양주시청의 중재로 임시 직장 복귀 후 교섭에 들어가기로 했지만 아직도 불씨는 남아있다.
정우금속의 문제는 ‘법정최저임금제’에 있다고 볼 수도 있다. 2005년 9월 법정최저임금제가 시행되자 정우금속 사측은 기본급 외 수당을 없애고 기본급을 올리는 방법으로 눈가림했다. 사측은 “기본급이 올랐으니 호봉과 상여금이 오른다. 어찌됐든 법정최저임금 이상만 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조의 주장대로라면 80만원이 채 안되는 월급을 기준으로 지급되는 호봉과 상여금으로는 생활하기도 힘들다. 실질적인 현실이 반영되지 않은 시간당 3천100원의 법정최저임금제와 회사측이 빠져나갈 구멍을 남겨둔 법은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장한다고 하면서 노동자에게 칼로 돌아왔다.
양주상운은 그런 법정최저임금마저 인정하지 않는다. 노조측 주장대로라면 월급 30여만원의 택시노동자가 부담해야 하는 사납금이 하루 10만원대다. 전액관리제를 시행하는 다른 택시회사의 60여만원대 월급에 비하면 턱없는 액수다. 양주상운측은 기사들이 운행을 많이 할수록 사납금 외에 자기 수익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1년 내내 24시간 운행할 수는 없다.
정우금속의 한 간부는 말했다.
“근무중 일하다 다치면 회사도 작업 공정과 기계에 피해를 입는다. 근로자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만큼 회사는 보상받아야 마땅하다.”
그 말대로라면 노동자와 회사는 대등한 관계 같지만 19세기의 독일 노동운동가 페르디난트 라살은 강하게 부정했다. “우리 모두가 자본가들이라니! 자본소득과 노동임금 모두가 다 동일한 것이라니! 밤중에는 모든 고양이가 회색으로 보이는 것처럼 그들의 우둔한 감각 속에서는 모든 경제적 차이가 다 사라져 버린 모양이다.”
문장의 숨겨진 의미를 떠나, 두 회사의 동떨어진 노사관계를 바라보면 19세기 독일 노동운동가의 말이 예언처럼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