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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삼식 시장 |
현삼식 양주시장은 왜 의정부·양주·동두천 3개시 통합에 대한 입장이 바뀌었을까? 그보다는 애초 생각으로 반쯤은 돌아왔다는 게 더 정확해보일지도 모른다.
현삼식 시장은 2009년 10월 한나라당 양주시장 예비후보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정부가 추진하는 통합에 찬성한다. 다만 지금처럼 각계 전문가, 지방자치단체, 주민들의 의견수렴이 무시된 채 중앙정부와 정치권에 의하여 획일적으로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무리다. 통합을 할 때에는 주민 의견수렴이 절대적이어야 하며 통합의 실익에 대한 충분한 협의가 이루어진 후 결정되어야 한다.
단체장이 선거를 의식해서 통합을 반대하거나 제스처를 쓴다든지 지역주민을 볼모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통합은 하되 시청을 어디에 둘 것인지, 시의 명칭 등 여러 가지 현안과제를 가지고 의견을 충분히 나누고 절충하여 합의점을 도출한 뒤 시민들에게 알려서 공감대를 조성하는 등 시민 주도 하에 통합논의가 이루어지고 결정되어야 한다. 통합시 명칭을 양주시로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런데 2010년 7월1일 양주시장 취임 이후 말과 행동이 엇나가기 시작했다. 말로는 여전히 “양주시로 명칭과 시청사가 결정되면 통합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이·통장연합회와 노인회, 부녀회, 생활체육회, 재향군인회 등 유관단체가 통합반대위원회를 결성하는데 적극 개입했다. 최측근인 조웅래 생활체육회장이 선봉에 섰다.
이들은 2012년 6월19일 양주별산대놀이마당에서 통합반대 궐기대회를 열고 지방행정체제 개편추진위원회와 정부의 시군 통합정책을 불태우는 화형식까지 하는 등 격렬하게 저항했다. 양주시내에 걸린 ‘통합 찬성 현수막’은 모조리 철거하기도 했다. 이는 통합찬성론자인 김완수 선거대책본부장과 결별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됐다.
그러다가 현 시장의 기류가 확 바뀌기 시작했다. 새누리당 사무총장인 홍문종 국회의원(의정부을)이 지난 8월 갑자기 ‘의정부·양주 2개시 통합’을 추진하며 “의회 의결로 빨리 처리하자”는 입장을 밝힌 뒤 부터다. 11월11일 안전행정부에 시장 명의로 3개시 통합 건의서를 제출한데 이어 최근에는 “내년 6월 선거 때까지 시간이 없다. 의회 의결로 통합하자”는 입장을 피력하고 다닌다. 극히 일부이지만 측근 공무원들도 동조한다.
예비후보 시절 말대로 지금까지 ▲주민 의견수렴 ▲통합 실익에 대한 충분한 협의 ▲시청 위치 및 명칭 합의 ▲공감대 조성 ▲시민 주도 통합논의가 이루어졌을까? “정치권에 의한 획일적인 통합, 단체장이 선거를 의식해서 제스처를 쓰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볼 일이다. 특히 통합반대에 나섰던, 양주에서 힘깨나 쓰던 그 많은 사람들의 영혼은 지금 어디서 맴돌까? 정신이 혼미해질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