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용 의정부시장이 주민들을 무더기 형사 고소하여 결국 벌금형을 받게 한 사건은 매우 부적절한 처사임에 틀림없다.
‘섬김행정’을 입버릇처럼 강조해왔기에 피고소 당사자들은 물론 이를 지켜보는 대다수 주민들의 실망감은 클 것으로 보인다.
시민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욕보이고 공무원들을 귀찮게 한 ‘불법 시민’들에게는 아량보다 법적 원칙이라는 명분 아래 ‘무관용의 보복’을 감행한 것에 다름 아니다.
안병용 시장은 지난 2011년 3월30일 목영대 의정부뉴타운 반대 주민대책위원장 등 7명을 공무집행방해죄(폭력 및 현주건조물침입 점거, 퇴거 불이행 등)로 고소하여, 2년7개월 뒤인 2013년 10월31일 벌금 560만원을 받게 했다.
이 날은 공교롭게도 고소인인 안 시장이 사실상 재선을 도전하며 <아무리 바람이 차더라도>라는 책의 출판기념회를 성대하게 연 날이었다.
이 날 벌금형을 받은 7명 중 목영대 위원장을 제외한 주민 대부분은 많게는 76세에서 적게는 60세에 이르는 어르신들이어서 특히 뒷맛이 개운치 못하다. 이들은 특별히 무엇을 바란 게 아니었다. 그냥 ‘내 집에서 여생을 마무리하게 뉴타운을 추진하지 말라’며 시청 로비에서 농성을 한 것이었다. 한마디로 안 시장은 뉴타운 개발로 쫓겨날 수만명의 시민들, 생존권을 지키려는 수많은 어르신들에게 법을 어기고 도전하면 짓밟겠다는 본때를 보인 것이다.
이처럼 역대 의정부 민선시장이 주민들을 형사 고소하여 벌금까지 먹이는 일은 없었다. 당시 뉴타운을 강하게 추진하며 반대주민들을 호통치던 안 시장에 대해 농성 주민들은 “시장이 ‘누울 자리를 보고 똥을 싸라’며 고압적인 자세로 망언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안 시장은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로 결국 뉴타운 계획은 철회했으나 이들에 대한 고소는 끝내 취하하지 않고 법원에 탄원서만 제출하는데 그쳐 더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안 시장도 사람인 이상 본인을 모독하고 야유하는 쪽에 반감을 사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섬김행정’을 시정방침으로 내세우며 시민을 우선하겠다는 사람이 힘없는 노인들을 상대로 형사 고소까지 가는 것은 매우 옹졸하고 부적절한 처신이었다. ‘개인 안병용’이 아니라 시민을 섬기는 공인으로서의 ‘시장 안병용’이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벌금 폭탄을 맞은 주민들을 찾아가 진심으로 앙금을 털어내는 게 옳다. 미우나 고우나 시장으로서 섬겨야 할 사람들 아니겠는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