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민들은 지금 걱정되고, 짜증나며, 숨막히는 희대의 괴물을 키우고 있다. 그 괴물이란 다름아닌 의정부경전철이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지금은 어찌하기 곤혹스러울 정도로 거대하게 자라났다. 홍문종 국회의원, 김문원 전 의정부시장 등을 거치며 잉태된 의정부경전철은 안병용 시장 재임 중 천방지축 통제불능 상태의 망나니로 웃자랐다.
최초 포스코와 GS건설이 소송을 불사하며 사업권 싸움을 벌인 의정부경전철은 적자우려, 사업중단 요구 등의 논란 끝에 2007년 7월26일 기공식을 갖고 출발했다. 그러다가 2년 만인 2009년 7월25일 5명이 죽고 8명이 다치는 붕괴사고가 발생했고, 2012년 7월1일 개통되기 전 시험운전 때부터 최근까지 더위와 추위 등에 맥을 못추고 운행중단을 반복하는 ‘고통철’로 전락했다. 게다가 하루 이용객이 협약기준의 17% 수준인 1만6천여명에 불과하여 민간사업시행자인 의정부경전철㈜은 매달 20억원 이상의 적자가 쌓이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의정부경전철㈜은 개통 전 의정부시가 요청했으나 실시협약에 없다는 이유로 스스로 거부한 환승할인 도입 등을 주장하며 최근 현수막 및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경전철 운영에서 손을 뗄 수 있다”는 말도 하고 있다.
의정부경전철 공사비는 총 6천800억원이 들어갔는데 정부와 경기도, 의정부시가 48%를, 민간사업시행자인 의정부경전철㈜이 52%를 투자했다. 소유권은 의정부시, 운영권은 30년간 의정부경전철㈜이 맡게 됐다. 의정부경전철㈜은 개통 1년 만에 이익은커녕 손실이 300억원 가까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핵심은 돈 문제다. 시민들로부터 외면 당해 어마어마하게 쌓여 가는 적자를 누가 주체가 되어 감당할 것인가의 문제다. 만약 의정부경전철㈜이 파산하게 되면 의정부시가 의정부경전철 운영권을 인수하거나, 운행중단 및 철거를 해야 할 상황이다.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알 수 없으나 자명한 사실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혈세를 재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몇몇 정치인과 행정관료들이 추진한 정책실패작을 의정부시민들이 뒤치닥꺼리해야 하는 상황은 최악이다.
의정부경전철㈜의 요구대로 설사 버스노선을 재조정하고 경로무임을 시행하고 셔틀버스를 운행하더라도, 더 나아가 무료운행을 하더라도 협약기준을 100% 충족하기에는 현재로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나 저러나 의정부경전철은 4대강처럼 시민혈세를 빨어먹는 괴물이 될 수밖에 없다. 30년 동안 쓸데없는 ‘고통철, 걱정철’에 혈세를 빼앗기느니 흉물로 도심을 가로막고 있는 기둥을 뽑아 경관이라도 살릴 수 있게 철거하자는 여론이 최근 고개 드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