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식을 하루 앞둔 7월23일, 전교생이 모인 연천초등학교 다목적실에서는 토론의 열기가 뜨겁다.
그동안 연천초는 학생들 스스로 학교의 주인임을 깨닫고 교내의 문제상황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끌어내 질서의식을 높이는 한편 토론을 통한 사고력과 판단력을 신장시키고자 다방면의 학생 자치활동을 추진해 오고 있다. 이의 한 방안으로 전교어린이회는 동아리 모임으로 그동안 에너지절약 등 자치활동했으며 이번에는 학교의 화장실 사용문제를 놓고 패널토론을 벌였다.
오늘의 주제는 ‘휴지로 장난을 쳐도 화장실에 휴지를 놓는 것은 옳은가?’ 이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 일부의 학생들이 화장실 휴지를 모두 풀어놓는 장난을 치기도 하고 심지어는 불장난을 한 흔적이 발견되어 화장실에 있는 휴지를 교실에 두고 쓰고 있는 상태다.
찬성팀에 있는 패널토론자는 소수의 장난으로 다수가 피해를 보는 것는 성립되지 않으며 선진국가에서는 당연히 화장실에 휴지가 있어야 하며 잘못된 장난의 습관은 교육을 통해 꾸준히 고쳐나가야지 무조건 화장실에 있는 휴지를 교실에 놓고 쓰는 것은 불합리하며 너무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반대팀에 있는 패널토론자는 휴지를 놓아도 장난으로 인해 화장실만 더러워지고 무엇보다 휴지를 수입하는 나라에서 자원의 낭비가 심하다고 주장했다. 휴지가 제대로 쓰이기 보다는 물을 묻혀 천정에 붙이거나 모두 풀어 몇 사람의 장난의 도구로 쓰이느니 지금처럼 교실에서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여 화장실의 청결을 유지하고 자원을 절약하자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양팀의 패널토론 후 전교생들도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며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 후 전교생의 찬성반대 입장을 조사해 본 결과, 찬성 쪽 의견에 동의하는 학생들이 많았기에 교무회의를 열어 9월부터 화장실에 화장지를 비치해 두기로 결정했다.
직접 토론에 참가했던 3학년 안00학생은 “토론을 하면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의견들을 들으면서 한가지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라고 말했다.
한편 연천초 어린이들은 토론 후 각 교실에서 토론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배움공책에 정리해 보는 활동을 통해 사고력과 논술실력의 향상을 도모하였다.
임형명 교장은 ‘학교의 문제를 교사가 일방적으로 훈계하기보다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토론문화가 필요한 때이며 이번 토론을 통해 화장실에서 장난을 치는 행동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하였다.
앞으로 연천초 학생자치활동이 더욱 활성화되어 학생들 스스로 바람직한 학교문화를 조성하는 한편 미래의 민주시민의 자질을 키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