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삼식 양주시장의 취임 뒤 3년 동안 행보는 ‘갈팡질팡 즉흥행정’으로 정리된다. 앞날을 예견하여 신중하고 진지하면서도 꾸준하게 지속되는 핵심사업이 눈에 띄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취임 후 첫 작업은 문화예술 분야의 전복이었다. 2008년 첫 개최로 경기도 10대 축제에 선정된 양주세계민속극축제는 전임 임충빈 시장 시절 축제라는 적대감과 함께 보조금 집행실태 자체 감사결과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취임 즉시 폐지시켰다. 이후 대표축제라 할만한 게 사라지자 양주시는 지난해 목화축제를 급조했다.
올 4월에는 조계종의 회암사 삼대화상문화제를 대표축제로 육성하겠다며 1억3천만원을 지원하고, 공무원 500여명을 강제동원한 뒤 근무외수당 1천300만원까지 지급했으나 부실논란에 시달렸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2호인 양주별산대놀이는 현 시장의 과도한 개입으로 취임 후 단 한차례도 제대로 된 정기공연을 열지 못한 채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갈팡질팡 우왕좌왕하는 즉흥행정 폐해가 드러나고 있다. 현 시장의 ‘치적 중 치적’이라고 자랑하던 국지도 39호선 착공이 대표적이다.
정부 재정사업으로의 추진이 어렵게 되자 김성수 전 국회의원이 민자도로(유료)로 재추진하던 것을 현 시장이 백석지구 개발을 준비해온 건남개발과 손잡고 비관리청 사업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그러면서 마치 2011년 12월 착공될 것처럼 이곳 저곳 다니며 자랑을 일삼았고, 양주시는 과잉홍보로 선관위로부터 주의조치를 받기도 했다. 현 시장은 또 “20년 동안 아무도 못한 일을 내가 해냈다”며 전직 국회의원과 시장·군수들을 폄하하고 다녔다.
그러나 건남개발이 지난 6월 착공을 포기하자 이번에는 원점으로 되돌아가 국지도 39호선을 재정사업이나 민자사업으로 추진해달라고 경기도에 요청하고 있다. 게다가 국회의원을 폄하하고선 이제는 의정부 홍문종, 양주·동두천 정성호 국회의원을 쫓아가 부탁하고 있다. 특히 정성호 의원과는 7월2일 사전 연락도 없이 국회로 찾아갔다가 얼굴만 보고 오는 즉흥적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상수도사업소를 없애고 상하수과를 만든 뒤 시청으로 복귀시켰다가 다시 맑은물환경사업소를 부활하고, 농업기술센터는 지도업무와 농축산업무를 분리했다가 다시 통합하는 등 조직개편과 공무원 인사도 즉흥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은현면 에코스포츠센터를 시설관리공단에 맡겼다가 회수한 뒤 민간업체 위탁을 추진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자 또다시 공단에 맡겼고, 도로변과 승강장 청소는 민간업체에 위탁했다가 공단으로 회수한 뒤 또다시 청소협동조합에 맡기려 하고 있다.
청소년수련관도 민간에 위탁했다가 공단으로 회수한 뒤 다시 시청이 직영하고 있으며, 상수도와 하수처리장은 민간위탁을 해지하겠다고 소송을 불사하며 엄청난 변호사 비용만 날리고 모조리 1심에서 패소하는 등 망신을 사고 있다. 일부 사회단체 사무실도 시청에서 내보냈다가 다시 시청으로 불러들이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3년 동안 조변석개와 다름 없는 이런 식의 즉흥행정이 과연 양주시를 발전시켰고,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앞날을 예측하지 않고 기분 내키는대로 행정을 갈팡질팡한 댓가는 시민의 불행으로 돌아온다. 이제라도 최소 10년 정도는 내다보는 자세로 돌다리도 두드리며 걸어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