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자로부터 돈을 챙긴 혐의(알선수재) 등으로 지난 2월18일 구속 기소된 양주시 기업지원·투자유치 담당 공무원 송모(6급·48)씨 사건이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5월10일 의정부법원 제11형사부(재판장 이재석) 주재로 열린 제3차 공판의 증인신문에서는 업자가 송씨에게 돈을 왜 줬는지가 소상하게 공개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10년 3월23일 은현면 하패리 산128번지 2만8천300㎡에 ㅇ엔지니어링이라는 알루미늄 제련·제조공장을 양주시가 허가해줬다가, 주민 반발 및 용도 부적정 등 때문에 입주가 불가능해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2010년 12월에는 경찰이 수사를 하기도 했다.
증인으로 법정에 선 양주시 남면 ㅇ엔지니어링 대표 박모(48)씨는 “송씨가 ‘양주·동두천의 한 지역신문에게 사용하라고 준 본인 신용카드 2장이 연체됐다’며 이를 갚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 해 3회에 걸쳐 2천400만원을 줬다”고 밝혔다.
박씨는 “원래 남면 공장의 임대계약이 만료돼 충남 아산으로 이전하려고 했는데, 기업유치 공무원인 송씨가 은현면 하패리 땅을 소개해줬다”며 “공장 인허가 과정에서 공무원이 돈을 요구했는데, 어떻게 안줄 수 있었겠냐”고 주장했다.
그는 “인허가 과정에서 송씨가 양주·동두천의 한 지역신문 대표와 운영국장을 소개해줬고, 1천만원짜리 광고도 신문에 냈으며, 송씨는 본인 카드값 변제 및 지역신문 월급을 줘야 한다며 돈을 빌려달라 했다”며 “말은 빌려달라고 한 것이지만, 돌려줄 생각도 돌려받을 생각도 없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어 “2010년 11월 경찰이 공장 인허가 건을 내사하자 2천400만원이 문제될 것 같아 양주·동두천 지역신문 국장과 상의한 뒤 양주 ㅈ카페에서 만나 내 돈 2천400만원을 지역신문 국장에게 주고, 송씨가 내게 갚은 것으로 하기 위해 통장으로 다시 입금 받았다”는 진술도 했다.
이 사건은 이렇게 묻히는가 싶더니, 송씨가 박씨에게 환경사업 및 부동산개발업을 하고 있는 ㅈ그대로 대표 박모(48)씨를 소개해준 일이 사기사건으로 변질되며 재점화됐다.
송씨는 2010년 당시 공장 이전 때문에 어려움에 처한 ㅇ엔지니어링 박씨에게 ㅈ그대로 박씨가 개발하고 있는 광적면 덕도리 민간산업단지를 분양받으라고 재차 권유, 2만평을 85억원에 사기로 마음 먹었다.
ㅇ엔지니어링 박씨는 송씨를 믿고 2010년 9월 등 2회에 걸쳐 양주시청에서 폰뱅킹으로 ㅈ그대로 박씨에게 계약금 6억5천만원을 송금했으나, ㅈ그대로 박씨는 덕도리 땅을 소유하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두 번이나 당한 ㅇ엔지니어링 박씨는 경찰에 ㅈ그대로 박씨를 사기혐의로 고소, ㅈ그대로 박씨가 지난 2월8일 구속 기소되면서 사건이 확산됐다. ㅇ엔지니어링 박씨는 5월9일 탄원서(진정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ㅈ그대로 박씨는 이외에도 공무원 송씨를 믿고 투자한 윤모씨한테서도 민간산업단지 4천평 계약금 3억원 및 음식물처리기 총판권 2억7천5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양주·동두천의 한 지역신문 고문변호사가 송씨의 변호를 맡아 ‘경찰의 강압수사’ 등을 강조하는 등 이번 사건이 신문사가 엮여 묘하게 꼬여가고 있다.
연매출 800억원대를 자랑하던 ㅇ엔지니어링은 55억원에 산 은현면 하패리 공장부지 등에 자금이 묶여 경영이 휘청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을 믿고 투자했다가 피해를 본 만큼 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제4차 공판은 6월2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