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상반기 중 의정부의 역사, 민속 설화를 주제로 한 가족극을 개발(행복로 개구리)하겠습니다.” 의정부예술의전당(사장 최진용)이 의정부시의회에 ‘2013년 주요업무계획’을 보고한 내용이다.
의정부예술의전당은 지난 2월21~23일 ‘세상에서 제일 작은 개구리 왕자 버전2’인 어린이 가족극 <행복로 개구리>를 지역문화콘텐츠 개발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올렸다.
예술의전당은 이를 위해 대본료 1천만원과 연출비 1천만원, 연기자비용 1천500만원, 홍보마케팅 400만원 등 무려 7천500만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실제로 <행복로 개구리>는 ‘의정부 행복로’라는 공간적 배경만 의정부일뿐, 의정부의 역사와 민속 설화 등을 모티프로 삼지 않아 논란이다.
의정부 설화와 민담에는 동자삼, 보은설화, 남이에 관한 일화, 곰나루전설 등등이, 민요는 방아찧기 등등이 있다고 알려졌다. 의정부 지명유래, 이성계와 무학대사의 회룡, 의순공주, 송산사, 정문부 이야기, 여말 삼현, 신숙주, 정주당놀이 등 모티프 대상은 다양하다.
비약하자면 <행복로 개구리>는 <대학로 개구리>나 <프랑스 개구리> 등으로도 연출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어린이 가족극 대본료 등의 지출액이 너무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예술의전당은 작품 공모 등의 절차 없이 최진용 사장과 잘 아는 타 지역의 유명 극작가에게 대본과 연출을 맡겼으며, 공연은 이 극작가의 아들이 운영하는 극단이 한 것으로 밝혀졌다. 애초에는 예술의전당이 배우 캐스팅 및 스텝을 결정할 계획이었다. 타 지역의 ‘부자(父子) 연극인’이 의정부의 지역문화콘텐츠 개발 프로젝트를 도맡은 것이다. 이 극단은 그동안 ‘세상에서 제일 작은 개구리 왕자’를 공연해왔다.
이에 대해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작품 공모를 하려면 시간과 예산이 더 필요했다”며 “검증된 예술가들에게 우리가 작품을 의뢰한 것으로, 일반적인 창작극보다 예산을 줄였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을 해외에 진출시키는 등 ‘행복로=의정부’라는 홍보효과를 크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의정부시의회 강은희 의원은 “포스터 등을 보면 오해의 소지가 충분하다”며 “지역 단체나 작가에게 지역문화콘텐츠 개발 프로젝트를 맡기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예술의전당은 <행복로 개구리>를 4회 공연하여 520만원의 티켓 판매 수입금을 올리는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