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시가 마침내 영상단지 조성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동두천시는 7월9일 오세창 시장 명의로 ‘영상문화관광단지 조성사업과 관련하여 시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발표문을 내고 “우리는 (주)드림우드에서 추진하는 영상문화관광단지 조성사업에 대하여 2007년 7월9일부터 더 이상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상단지는 최초 추진 당시부터 각종 의혹을 받아온 전형적인 밀실행정의 표본이었다. 최용수 전 동두천시장을 정점으로 하여 전현직 정치인들과 일부 공무원들이 줄줄이 연루된 영상단지는 시민들에게 실체가 공개되지 않은채 ‘장미빛 환상’만 의도적으로 가공되어 왔다.
이 과정에서 어느 정치인이 영상단지 예정부지 인근에 차명으로 땅을 사두었다거나 공무원과 금융·부동산 종사자들이 투기를 일삼았다는 등의 소문이 연기처럼 퍼져나왔다. 누구는 로비를 받아 골프를 쳤다거나 뭉칫돈이 오고 갔다는 억측도 제기됐다.
이같은 추문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사업비밀이라는 명분아래 추진된 영상단지의 불투명성 때문에 불거진 것들이다.
실제로 영상단지 골프장 예정부지와 사업권을 부동산컨설팅 업체에게 양도양수하려 했던 정황이 드러났고, 그것도 모자라 영상대학 설립권까지 넘기려 했던 움직임이 포착됐다. 동두천시는 비밀리에 (주)드림우드에게 1천700억원을 지원하려 한 사실도 밝혀졌으며, 국도3호선 대체우회도로가 영상단지를 관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들과 사업자가 버젓이 직책을 속이고 미국 파라마운트사와 사기성 서명을 한 사건도 있었다. 그런데도 동두천시는 이같은 문제점들이 언론에 공개되기까지 은폐로 일관해왔다.
동두천시는 이번 영상단지 조성사업에서 나타난 각종 실책과 잘못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뼈를 깍는 자성을 해야 한다. 앞으로는 민자사업이든 시책사업이든 가릴 것 없이 만천하에 있는 사실을 모두 공개하고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신뢰·투명행정을 펼쳐야 한다는 데 이견을 달지 못할 것이다. 신뢰와 투명성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제일 과제다.
또한 영상단지를 추진하면서 드러난 각종 의혹과 문제들을 유야무야 덮어서는 안된다. 시민들을 분열과 혼란의 구렁텅이로 빠뜨리고 행정력과 예산을 낭비한 책임소재는 반드시 가려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시민들은 동두천시의 과오를 진실되게 용서할 수 있다. 잘못은 있으나 책임은 없는 행정은 또다른 불신을 낳기 때문이다. 특히 사정당국에서도 관심을 보였던 영상단지 문제는 조만간 다른 양상으로 사건이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동두천시가 먼저 잘잘못을 가리고 시민들에게 설명하는 게 옳은 처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