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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천 덕인원 그 아름다움에 취하다
문예샘터 칼럼/정영수(미래전략학 박사, 의정부시의회 제4대 부의장, 대한민국명장)
  2013-02-12 18:20:41 입력

아침 햇살과 정원에 핀 눈의 향연, 국망봉 서쪽 평평한 눈의 지평선 에워싼 작은 언덕 위아래 들쭉날쭉한 길…. 아침 햇살 반짝이는 새하얀 결정(結晶)들, 인적소리에 꽁지 빼는 산새들, 국망봉 위 같은 눈꽃 황홀경 보다 정겨운 겨울 정원의 기운 속 한껏 행복해질 무릉도원 석천골 여행 기다림 속에 있다.

겨울 석천원이 눈부시게 하얗다. 눈이 두툼하게 쌓여 돌계단이 잘 보이지 않는다. 발 디딜 때마다 아이젠이 눈 다지는 뽀드득 소리가 상쾌하다. 박새는 짹짹 찌르, 멧새는 삐이 삐이 뱃종 뱃종, 겨울 텃새들 지저귐에도 귀가 즐겁다. 코끝 맵도록 차고 달콤하도록 맑은 공기를 한껏 들이마신다. 오르락내리락 원 허리를 가는 숲 속 눈길 3㎞를 지난 주말 걸었다. 집에서 차로 50분쯤 나간 경기도 포천 이동 석천원에서 눈 세상을 누렸다. 지난주 금요일까지 내리 사흘 눈이 왔다. 중부에 눈 그친 토요일, 날이 개면서 포천 기온이 영하 18도까지 떨어졌다. 이런 날 정원을 돌면 황홀한 눈꽃과 상고대를 만날 공산이 크다. 그러나 겨울 석천원 산책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걸맞은 체력과 장비가 받쳐줘야 한다.

일기예보를 유심히 살피다 국망봉 산 눈꽃 산행 가는 지인과 약속을 했다.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국망봉 고도 1192m에 이르는 만만치 않은 산이다. 산행의 훈련된 사람도 7~8시간 걸려야 오갈(왕복) 수 있다. 겨울 등산에 자신 없는 사람은 감당 못 한다. 금요일 오후 지인에게서 취소 통보가 왔다. 포천에 눈이 많이 와 올라가기 힘들 것 같다고 한다. 신발과 바짓단에 눈·바람 막아주는 스패치까지 장만했는데…. 그러다 포천 이동 국망봉과 사향산이 마주하는 무릉도원 석천 덕인원 갈비촌과 산림욕장을 떠올렸다.

국망봉 서쪽 방향에 둥그렇게 에워싼 이동 갈비촌. 동쪽 국망봉 가는 길 도로 200m 쯤에 빙 둘러 소로를 냈다. 3㎞ 편편하지 않아도 들쭉날쭉 작은 언덕과 골 따라 아기자기한 길을 오르내리자면 금세 땀이 솟는다. 그날은 주인의 덕담도 듣고 포천 이동 막걸리도 한잔 먹으며 무료 관정의 초청이다. 제1정문 들어서서 오른쪽 기슭에서 소나무산림욕장이 시작된다. 날이 추운데다 아침 9시 문 연 직후여서 사람이 없다. 아무도 밟지 않은 1만여평의 평원 눈밭, 나직한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결정들이 유리가루 뿌려놓은 것 같다. 눈 위로 고개 내민 마른 풀잎들과 눈을 맞춘다. 하얀 눈 두르고 굴곡에 선 수많은 겨울나무들도 사진에 담는다. 해찰하며 걷자니 사람들이 하나 둘 앞질러 간다.

산림욕장 곳곳엔 약수터와 정자, 탁자를 놓아 쉬어 가게 했다. 양지 바른 정자에서 싸 온 커피를 마시는데 귀여운 박새들이 주변을 맴돈다. 정자 마루 한쪽에 누군가 겨울새들 먹으라고 과자 부스러기를 놓아두고 갔다. 새들이 과자를 주워 먹고 싶어도 사람이 앉아 있어서 쭈뼛거린다. 자리를 비켜주고 줌렌즈 끼워 겨누고 있었더니 냉큼 달려든다. 셔터 소리가 요란했던지 한 톨 물자마자 꽁지 빠지게 달아난다. 그래도 한 마리씩 차례로 공습하듯 내려앉아 별식(別食)을 챙겨간다. 제주도 말로 놀멍 쉬멍 느긋하게 걸어 주차장으로 돌아오기까지 2시간 걸렸다. 몸은 노곤하고 머리는 개운한 게 국망봉(산)이라고 이만 할까. 포천 석천 덕인원 산림욕장은 연둣빛 신록 내미는 봄, 녹음 짙은 여름, 울긋불긋 가을, 눈 덮인 겨울까지 사철 버릴 게 없다. 동부터미널 이동 직행버스가 있어 오기 쉽고, 길이 험하지 않아 걷기 좋고, 잘 관리해 언제나 열려 있다.

밤사이 바람에 눈꽃이 시원찮았다. 간밤에 바람이 드셌던 탓인지 가지에 눈이 거의 얹혀 있지 않았다. 상고대는 응달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하늘도 파랗게 열렸으면 설경(雪景)이 더 돋보였을 텐데. 새삼스럽게 앞산 사향산 눈꽃이 눈앞으로 다가온다. 참 아름답구나 싶었다. 이번주 서울 아카데미 리더스 회원들이 국망봉 1192m로 극기 훈련과 송년회로 포천 북쪽 국망봉 아래 무릉도원 석천 덕인원에 온다고 한다. 풍경과 같은 부류로 이해하기 쉽지만 그것은 외연적인 것이고, 내면에는 새와 자연을 통하여 도시 생활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고독과 동행 그리고 행복 등 다양한 희, 노, 애, 락의 삶의 은유적 표현일 것이다. 그곳에 젊은 층과 장년층이 함께 오신다는 전갈이다.

국망봉에서 청계산 가는 7㎞ 능선 숲길은 눈꽃 터널, 설화(雪花) 천국이다. 눈꽃과 상고대가 11월 중순부터 늦게는 4월까지 수시로 핀다. 눈꽃은 바람에 날린 눈이 나뭇가지에 꽃처럼 달라붙은 것이다. 상고대는 공중 습기가 추운 날씨를 만나 나무에 얼어붙은 나무 서리, 수상(樹霜)이다. 눈꽃 가득 매단 가지들이 춤추는 것 같다. 새떼가 가득 올라앉은 것 같다. 덕인원과 석천원에 수백그루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주목에 어린 상고대는 신령스럽다. 그렇듯 눈꽃 황홀경을 산악인만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망봉(산) 눈꽃은 오비베어스타운 스키장 곤돌라로 편하게 올라가 볼 수 있다. 백두산처럼 겨울장비 꼭 챙겨야 한다. 그러나 석천원은 옷만 잘 입으면 된다. 운동화를 신어도 좋지만 아이젠은 꼭 차야 한다. 아이젠이 없으면 눈과 얼음길을 기다시피 걷느라 설경 즐길 겨를도 없다. 앞뒤 사람에게 방해만 된다.

무엇이 사람들을 그토록 젖게 했는가. 그 감동과 즐거움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것은 모두가 공유하는 생의 풍경, 그래서 바라보면 따스해지고, 위안 받게 하고, 그 화면 같은 풍경을 찾아 떠나게 하고 싶은 매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풍경들은 세한의 마을이자 이 시대의 무릉 마을인지 모른다. 관념과 상상의 무릉도원이 아니라 세속에서도 능히 가능한, 적막하면서도 따뜻한 마을, 평화의 즐거움이 온 누리에 가득한 풍경이라 할 것이다.

2013-02-12 18:28:00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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