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용 의정부시장이 ‘정치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안병용 시장은 국공일이어서 아무도 없는 지난 1월1일, 성남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 본사를 찾아가 “2013년내 고산지구 토지보상을 1월10일까지 문서화하라”고 요구하며 1인시위를 벌이더니, 1월3일에는 공무원과 시 산하단체 직원 등을 버스로 동원하여 촛불집회를 벌였다.
그는 지난해 12월31일 시청 기자실에서 ‘고산지구 조기보상을 위한 담화문’을 발표하고 “지금 이 시간부터 시장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사항을 동원하여 고산지구 2013년 토지보상을 위해 LH공사와 무한투쟁에 돌입, 1월1일부터 LH공사 앞에서 9시 출근투쟁을 시작할 것이다. 1월10일까지 조기보상을 문서화하지 않을 경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LH공사가 추진하는 모든 사업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며, 43만 시민의 뜻을 모아 강력한 물리적 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게다가 LH공사가 1월10일까지 2013년내 보상착수를 문서화하지 않을 경우 그간의 정신·경제·행정적 손해에 대한 민사소송도 불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일이 꼬여가고 있다. 1월23일 현재 문서화를 약속받지 못하고 있다. 1월4일까지 나흘간 1인시위를 벌이면서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은 안 시장은 그러나 강력한 물리적 행동이나 민사소송을 주저하고 있다. ‘말대포’만 남발한 꼴이다. 그런 그의 말대포가 여기서 끝나지 않은 게 최근 정치쇼 논란을 자초한 면이 크다.
안 시장은 지난 1월10일 신곡1동 신년교례회, 1월11일 장암동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1월1~4일 LH공사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인 배경과 과정을 수십분 동안 설명했다. 안 시장은 1월2일 의정부청년회의소가 주최한 의정부시 신년교례회에서도 참석자들의 눈총을 받으면서까지 장시간 고산지구 문제를 거론했다. 떡국을 앞에 차려 놓고 자화자찬이 지나쳐 그의 진정성은 연기처럼 사라졌다.
특히 공무원과 시 산하단체 직원, 사회단체 회원 등을 버스로 동원하여 촛불집회를 벌였으면서도 의정부시는 ‘시민들 스스로 모인 자발적 행사’라고 뻔뻔한 거짓말을 늘어놨다. 정치쇼라는 손가락질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안 시장은 이제 스스로의 양심에 손을 얹고 성찰하길 기대한다. 내 마음에 터럭만큼도 사심없이 1인시위를 한 것인지, 본인은 기사가 운전하는 고급승용차를 타고 가 1인시위를 잠깐 하면서 고산지구 주민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없었는지, 밥은 제대로 넘어갔는지 등을 말이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 때 ‘시민눈물 닦아준 시장’이라는 상징으로 1인시위 사진을 쓰면서 낯두껍게 홍보하지 않겠다는 대시민 약속을 할 수 있겠는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는 오로지 시청 공무원들을 끌고가 LH공사 앞에서 시무식(1월2일)까지 가진 안병용 시장 ‘양심’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