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의정부시 송산로타리 신곡교에서 바라본 중랑천. 334.5㎜의 비가 쏟아져 내린 이날 거대한 흙탕물로 돌변한 중랑천이 거세게 한강으로흘러가고 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끝 모를 물난리. 지난 12일부터 일주일 넘게 내리는 장맛비는 마치 하늘에 구멍이 뚫린양 멈출 기미가 없다. 다행스럽게도 ‘악몽의 98년 집중호우’ 때보다는 피해상황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12일 양주시 백석읍에서 귀가하던 중학생 남매가 불어난 개천물에 휩쓸려 사망하는 안타까운 참변이 발생했다.
98년의 경우 8월5~6일 400㎜ 안팎의 집중호우로 하천범람과 주택침수, 산사태 등이 발생해 사망자 50여명(의정부 15명, 양주 27명, 동두천 10명), 이재민 6천600세대 2만여명, 파손 및 침수가옥 1만2천여동 등이 발생했다. 재산피해액만 무려 1천500억여원이었다. 호우주의보가 처음 발효된 지난 12일 새벽 5시부터 17일 새벽 5시까지 호우경보와 호우예비특보 등이 13차례 반복해서 발효됐다가 해제된 가운데 12일 하루동안 353㎜가 쏟아진 양주시 양주1동은 17일 오후 6시 기준 665㎜의 기록적인 강우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집중호우로 양주시에서는 백석읍 오산천을 건너던 백석중학교 박소현(2학년), 재범(1학년) 남매가 불어난 물에 휩쓸려 사망한 것을 비롯해 17일 현재 이재민 15세대 44명이 발생했다. 이외에 도로 유실·매몰 19개소 2천184m, 하천 21개소 1천151m, 건물 침수 33동, 농경지 침수·유실·매몰 161.97ha, 농작물 16.34ha 등 16억여원의 피해가 속출했다. 12일에는 장흥면 신흥유원지~일영유원지 구간, 백석읍 방성리 26사단 앞 도로 등 5곳이 침수되거나 토사 유입으로 차량통행이 일시 중단됐다. 같은 날 오전 10시30분 장흥면 송추계곡 상류지역 일부에서는 산사태가 진행돼 8가구 30여명이 울대2리 마을회관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동두천시는 11~18일 오전까지 531㎜의 강우량을 보였으며, 18일 오전까지 신고된 피해상황은 주택 침수 4건, 농경지 침수 7건, 상가 침수 64건 등이다. 보산동 상가 64곳 상인들은 12일 208㎜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는데도 미군기지 캠프 케이시가 부대내 골프장을 가로지르는 동두천천의 배수문을 열지 않아 둑이 무너져 침수당했다며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신천변 소요교~하봉암교 자동차전용도로는 통행이 수시로 통제되고 있다. 의정부시도 334.5㎜가 내린 12일 중랑천이 범람할 위기가 발생하자 하천부지 주차장에 주차된 자동차들을 대피시키는 등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피해상황은 주택 침수 19동이 발생했다고 시는 밝혔다.
태풍 ‘에위니아’에 이은 ‘빌리스’가 수증기를 계속 공급하면서 적어도 이번주까지 장마전선이 세력을 형성하며 엄청난 비를 뿌릴 것으로 기상청이 예측하고 있는 가운데, 집중호우에 따른 각종 사고에 대비한 재난당국과 시민들의 만반의 대비가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