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문예샘터, 사람꽃들로 피어오르소서
사무치게 그리워 가슴 타는 임들
홀로 밤을 밝히는 꼬리 긴 눈썹의 호롱불로 오신 임
꿈과 그리움에 목마른 이놈의 몸뚱이
장작으로 쩍쩍 갈라지지 않고는 못살으리라
불타오르지 않고는 못견디리라
소리없이 활활 부르짖는 모닥불로 오신 임
인생의 긴 오솔길 지팡이 짚고
지평선 너머 바라보는 할매의 눈길로 오신 임
샘터에 모였습니다.
자, 샘터 샘물로 우린 차 한 잔 드셔요.
썰렁한 세상이 그래도 아름다운 것은
가슴 따순 사람이 있기 때문이고
헐벗고 배고픈 영혼을
시로, 노래로, 그림으로, 연주로
서로 보듬는 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꽃씨 하나씩 마음 밭에 품고
문예샘터에 모인 꽃망울들이여
꽃들보다 아름다운 임들이여
봄꽃을 찾거나 기다리지 마셔요
임들이 꽃입니다.
금새 피는 꽃은 쉬이 지나니
하늘로 날아오르는
세월의 날개에 올라 오래 오래 날으셔요
때로는 비바람에, 눈보라에, 휘몰아치며 몸을 섞기도 하면서
그렇게 가는 겁니다.
춥고 폭폭하고 갈증나는 우리네 인생
어떤 꽃이든 한 번 피어보아요
흔들린다는 것은
내가 임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
그리하여
사랑하는 이여,
뜨거운 첫키스의 숨결같은 이여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
차우림 차 한 잔에 가슴 적시며
세상을 향해 임을 향해
사람꽃으로 피어보아요
해일꽃으로 파도쳐봐요.
 |
▲ 김선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