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은 입장료 안내기운동 돌입

동두천시가 문화재관람료 인상과 관련 그동안 마찰을 빚어온 대한불교조계종 소요산 자재암을 상대로 동두천시의회와 함께 정면 대응에 나섰다.

동두천시에 따르면 오세창 시장은 지난 한달여 동안 자재암 법해 주지스님과 수차례 접촉을 가져오다 지난 6월22일 시장실에서 최종 협상을 벌였다.

이날 오 시장은 “문화재관람료를 1천200원에서 600원 더 인상하면 시 입장료 800원을 포함해 2천600원이 된다”며 “이는 등산객들의 항의와 외면으로 이어져 오히려 관광수익이 감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경원선전철 개통으로 인한 관람객 증가,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와 관련한 국민감정 등을 고려해 시 입장료 징수를 폐지할테니 문화재 관람료도 1천원으로 인하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법해 주지스님이 300원을 인상한 1천500원을 받겠다는 타협안을 제시해 협상이 결렬됐다.
오 시장은 곧바로 형남선 동두천시의회 의장을 찾아가 더이상의 협상은 무의미하다는 판단 아래 정면 대응키로 합의했다.

시 관계자는 “더이상은 못참겠다. 올해 집행예정인 17억여원의 소요산 개발사업비와 4억여원의 자재암 인근 화장실 신축공사비를 반납받고, 오·폐수 무단방류와 직인을 위조한 공금 횡령에 대해서도 고발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형남선 의장은 “시민들과 입장료 폐지운동을 벌이고 자재암에 대한 모든 지원예산을 삭감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자재암 총무 스님은 “시와 의회가 정면 충돌로 나올 경우 소요산 일원 삼문 폐쇄와 토지사용료 지불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양측간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소요산발전추진위원회에 따르면 대한산악연맹, 아름다운산하모임단체 등과 함께 오는 7월1일부터 31일까지 소요산 매표소 인근에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입장료 안내기 운동을 벌이는 등 자재암을 상대로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추진위원회는 이를 위해 양주경찰서에 집회신고를 마무리했으며 관내 각 사회단체에 참여를 독려하는 호소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추진위원회는 유인물을 통해 ‘사찰의 문화재 관람료 불법 징수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면 관람료를 내지 않아도 처벌할 근거가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추진위원회는 특히 “문화재보호법 제44조 1항에 ‘국가지정문화재의 소유자, 보유자 또는 관리단체는 문화재를 공개하는 경우 관람료를 징수할 수 있다’고 명시돼 관람하지 않은 등산객까지 무작위로 징수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전국에 국가 또는 개인이 소장한 문화재는 총 9천여점으로 이들 모두에게 관람료를 받는다면 방방곡곡마다 관람료를 징수해야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추진위원회는 또 6월25일 시와 시의회에 ‘자재암의 문화재관람료 불법 징수와 시장 인장 도용 및 횡령건에 대한 고발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입장료 및 주차료 징수에 따른 개선 조치촉구" 공문을 등산객 2만여명의 서명날인부와 함께 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