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환생을 위해서는 환승해야 한다
실종된 하루를 되찾으려면
환승버스를 타야한다
반 쯤 기운 地上의 하루가
이미 시든 반 나절을 찾아 지하 무도장으로 향한다
술래잡기처럼 어두운 조명에서
서로를 밝히며 제 살을 부빌 때마다
아주 잠깐 짐승의 기척이 반짝일 뿐
슬픔의 빛깔이 겹친 적은 없다
경로우대의 지하철을 타고
묘지처럼 포근한 땅 속으로 파고들 때만 해도
환생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다시 버스를 타고
지하에서 잠시 망각했던
죽음 너머의 하루를 보고 있노라면
먼저 간 아내의 처자적 목소리 같은,
환승입니다
환생입니다
이번이 마지막인 늙은 연애처럼
지하의 하루에서 살아 돌아온 날은
어김없이 환승버스를 탄다
환생을 위해서는 환승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