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유비 쿼터스
죽음도 삶처럼 일사천리다
예기치 못한 한 죽음이
택배처럼 영안실로 배달된다
죽음의 방식에 대해서 상주는 묻지도 않고
삐라를 뿌리듯 죽음을 대량살포한다
부음을 전송받은 수 많은 삶들이
허겁지겁 지갑을 살피며 영안실로 들어선다
유니폼 같은 조화들이 일열로 서서
죽음을 향해 안내하고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죽음은 보이지 않고
삶의 이력서만 요란하다
근조용 신용카드로 방명록에 서명한 삶이
잠깐 죽음과 조우한다
명함을 교환하듯 서로 메일을 확인하고
각자의 네트워크로 바삐 떠난다
삶은 삶끼리
죽음은 죽음끼리 재접속한다
삶도 죽음처럼 일사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