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재훈 의원이 작성한 삼하리 암 발생자 분포현황도. 빨간 스티커가 사망자, 노란 스티커가 암투병자.
▲ 2년전 대장암에 걸린 삼하리 박태성(72) 할아버지와 장재훈 의원(왼쪽)이 송전탑을 바라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물 맑고 공기 좋아 예로부터 장수마을로 알려진 양주시 장흥면 삼하리 주민들이 집단적으로 암에 걸려 관계당국의 철저한 역학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주시의회 장재훈 의원은 6월7일 그동안 삼하리 주민들의 암 발병 현황을 추적한 결과 무려 29명이 위암, 대장암, 안구암, 피부암, 전립선암 등 각종 암에 걸려 이중 17명이 사망하고 12명이 현재 투병중이라고 밝혔다.
장재훈 의원은 “이같은 암 집단 발병 원인은 한전 양주변전소와 이곳에서 전·송출되는 고압전류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팔당댐에서 들어오는 불완전한 고압선 인근인 삼하리 14번지 일대 등에 무려 15명이 암에 걸렸다”고 설명했다.
345kV급 한전 양주변전소는 그린벨트인 삼하리 산8번지 일대에 2만7천평 규모로 설치돼 1992년부터 가동에 들어갔으며, 현재 장흥면과 광적면, 고양시 고양동 1만7천여호를 대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 곳이다.
장 의원은 양주변전소 가동일인 1992년 이전 삼하리 주민은 120가구 667명이 살고 있었으나 가동 이후 1996년부터 계속해서 암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들에게 암 발병이 집중되고 있으며, 한번에 3명이나 암에 걸린 가족도 있다고 지적했다.<도표 참조>
양주시 장흥면 삼하리 암 사망자 현황
연번
주소
성명
출생일
사망일
원인
1
60-3번지
김*인
1922
2003.3.19
2
14번지
김*순
1920
2002.12.24
위암
3
14번지
장*돌
1912
1998.9.20
위암
4
22번지
연*옥
1948
2006.3.18
위암
5
14번지
박*길
1931
2002.10.8
위암
6
17번지
김*두
1925
1998.4.21
위암
7
19번지
유*임
1928
2001.11.28
위암
8
84번지
유*희
1932
1996.9.1
9
84번지
안*선
1925
2002.11.24
10
140번지
김*숙
1925
2005.7.11
11
275번지
이*찬
1924
1998.8.4
위암
12
275번지
홍*숙
1929
2002.7.28
13
307번지
김*자
1942
2007.2.25
위암
14
340-7번지
이*규
1964
1997.6.17
뇌종양
15
310번지
이*규
1935
1996.1.18
피부암
16
317번지
김*렬
1941
2000.10.
17
323번지
음*환
1935
2007.5.24
위암
양주시 장흥면 삼하리 암 투병자 현황
연번
주소
성명
연령
발병일
병명
1
450-30번지
장*숙
28
안구암
2
450-30번지
이*순
85
뇌종양
3
24-2번지
지*례
53
자궁암
4
21-4번지
김*규
59
위암
5
85-8번지
안*선
89
전립선
6
14번지
장*봉
52
피부암
7
14번지
박*길
79
대장암
8
14번지
박*성
72
대장암
9
114번지
장*남
84
전립선
10
116-4번지
장*근
74
폐암
11
139번지
어*근
78
위암
12
140번지
김*성
85
전립선
장 의원은 “가재, 새우 등 갑각류의 씨가 말랐고, 주위가 조용한 아침 저녁이면 전기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며 “논에서 일하다보면 비오는 날 전기가 몸에 흘러 일을 그만 둔 분도 계시다”고 설명했다.
2년 전 대장암에 걸린 박태성(72) 할아버지는 “송전탑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노고산 밖으로 설치되어야 했는데, 이렇게 계곡을 끼고 마을에 설치돼 좋지 않다”며 “매달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방암에 걸린 김모씨는 “원인은 둘째치고 송전탑이 없어지면 심리적으로라도 해방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폐암과 싸우고 있는 장모(74)씨의 경우 뇌에 생겨야 할 암세포가 폐에 생기는 돌연변이 증세에 시달리고 있어 원자력병원에서도 특이사례 관찰대상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한전 서울전력관리처 변전운용과 박모 과장은 “전자파 때문에 암이 발생했다고 말하기에는 전문가가 아니어서 힘들다”며 “전국에 있는 345kV 변전소 및 송전탑 때문에 암이 생겼다는 민원이나 사례가 없고, 우리 직원들도 48시간 근무하고 있지만 암에 걸린 일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장 의원은 “1994년 프랑스전력공사가 밝힌 종업원 역학조사에 의하면 폐암이 17%, 백혈병이 3배 이상 증가됐다는 사례가 있다”며 “송전탑에서 직선거리 10~30m 사이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이 집중적으로 암에 걸린 원인을 한전측은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 삼하리 389-5번지 일대 송전탑 밑에서 농부들이 밭에 농작물을 심고 있다. 보기에도 아찔하다.
▲ 한전 양주변전소
“한전 상대로 법적 싸움도 불사” [인터뷰] 양주시의회 장재훈 의원
-암 발생 현황을 조사하게 된 계기는? =아버님이 얼마 전 암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주위 어른신들이 암에 걸려 돌아가시는 경우가 많아서 현황을 파악해봤다. 아버님의 경우 송전탑 인근인 삼하리 389-5번지 일대에서 농사철에는 날마다 일을 하셨다. 송전탑 자체에서 전압이 흐르는 경우도 있었다.
-한전 양주변전소가 암 발병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대부분 원주민이었는데 1992년 가동 이후인 1996년 첫 암환자가 발생했고 이후 계속해서 급증했다. 암 전문의인 이승혁 박사는 ‘암 발생은 정상적 세포가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자극을 받아서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규정했는데 전자파 영향이 클 것이라고 본다. 한림대 의과학연구소에서는 1998년 11월 생쥐를 대상으로 전자파 실험을 했는데 간, 폐, 신장, 고환, 난소 등의 암 발생이 4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프랑스전력공사도 1994년 종업원 역학조사를 한 결과 폐암이 17%, 백혈병이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스웨덴에서는 1993년 전자파가 백혈병 2.7배, 생리적 위험도 3.8배를 증가시킨다는 결과를 내놨다.
-앞으로의 대책은? =곧 있을 양주시 행정사무감사 때 양주시의 도움을 받아 전자파 영향을 조사하고, 송전탑 위치와 현황, 송전선로 등을 면밀히 파악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좀더 구체적인 피해 원인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이번 사안과 한전에서 양주시에 추진중인 345kV 신포천~신덕은 송전선로 건설사업과 154kV 백석변전소 건설사업을 묶어 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양주시의회에 제안할 예정이다. 또 유가족 및 부녀회 등과 함께 집단 민원을 준비중이다. 우선은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고, 법적 싸움도 검토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