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6급 주사’들이 수십명에 달하는 등 인사적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의정부시에 나홀로 장수하는 국장들이 여럿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의정부시 개청 이래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
한봉기(55년생) 자치행정국장과 김호득(58년생) 재정경제국장은 전직 김문원 시장 시절이던 2004년 6월 4급 서기관으로 승진한 이래 8년이 넘도록 국장 자리를 두루 역임하고 있다.
권혁창(54년생) 교통건설국장도 김문원 시장 시절인 2006년 2월 승진하여 현재까지 6년 동안 국장 자리에 앉아 있다.
이들처럼 6~8년 이상 4급 서기관으로 천수를 누리는 공무원들은 의정부시 개청 이래 처음이라는 분석이다.
정년인 만 60세까지 공직을 유지한다면 한봉기 국장은 11년 이상, 김호득 국장은 14년 이상, 권혁창 국장은 8년 이상을 4급 서기관으로 근무하게 된다.
지난 7월부터 공로연수에 들어가 오는 12월 정년퇴직하는 신창종(52년생) 국장은 2004년 3월 승진했다. 국장 경력만 8년이 넘는다.
이들이 타 시군처럼 2~3년만 국장으로 근무하고 명예퇴직했더라면 그동안 15회가 넘는 승진인사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김기성(54년생) 도시관리국장과 권순각(57년생) 보건소장이 2011년 7월에, 노석준(60년생) 주민생활지원국장이 2012년 1월에, 김영찬(55년생) 맑은물환경사업소장이 2012년 7월에 각각 승진했다.
이와 관련 한 공무원은 “공무원이 부족하고 직제는 늘어날 때 젊은 나이에 고속 승진하는 경우도 있고, 그런 시기가 지나면 불가피하게 인사적체가 되는 경우도 있다”며 “승진은 운 때가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은 “오래 된 젊은 국장이 명퇴를 하면 가정 생계는 누가 꾸려나가냐”며 “너무 가혹한 주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수 국장’이 시정방침처럼 자리를 잡자 하급직원들의 불만이 심각해지고 있다.
한 공무원은 “국장 자리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올라갈 수 있는 최고위직인데 혼자 장기집권하면 인사 숨통이 막힌다”며 “지역발전과 후배들을 위해 스스로 용퇴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은 “다른 시군처럼 명퇴 2~3년 남은 과장들을 국장으로 승진시키고 퇴임 후 의정부예술의전당과 시설관리공단 등의 임원으로 가게 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시장 지인들과 소속 정당 출신들이 낙하산으로 가는 산하단체 측근인사를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