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도 통일사업 적극 동참”
숙소(24층)에서 내려다 본 평양시내. 밤색 쌍둥이 건물이 평양고려호텔. 뾰족한 건물이 신축중인 유경호텔(105층).
잠시 시간이 지난후 공연은 시작되고 순간순간 탄성을 자아낼 수밖에 없는 장관이 연출된다. 4장 13경의 주제별 공연이 진행되는 약 두시간 동안 눈이 두개 밖에 없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빠르게 전개된다. 김일성 부자의 일대기를 찬양하는 것이 끝나고 종반부 통일과 관련된 공연이 진행될 때는 ‘정말 우리는 하나’라는 느낌과 능라도 경기장이 전혀 낯설지 않은 묘한 감정에 몰입되는 건 아마도 같은 민족이기 때문인 것 같다.
공연이 끝나자 가을비가 부슬거리며 내리고 버스가 출발할 때까지 연호하는 북한주민들을 뒤로하며 같은 말과 글을 사용하고 같은 생김새로 살면서 서로 총부리를 겨누는 그런 모습이 아니라 협력하고 서로 도울 수 있는 형제이고 싶은 작은 바람이 생긴다.
호텔 47층의 스카이라운지에서 지역본부별로 마련한 회합자리에서 들쭉술로 공연관람의 흥분을 가라앉히며 ‘우리 공무원들도 통일사업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과 ‘2006년 통일축전에 자전거를 이용한 방북행사를 추진하자’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14일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치고 평양시내에 위치한 기념품 판매소를 들렀다. 대부분의 상품이 수제품으로 우리가 생각한 만큼 기술수준이 낮은 것으로 사료된다.
정장을 차려입은 여성이 아이를 업고 가는 모습이 출근전 탁아소를 찾는 모양이다.
지나는 행인들이 우리를 보고 손을 흔든다. 시내 도로변에도 상점은 거의 보이지 않고 가끔씩 군밤과 군고구마를 파는 판매소와 남새(야채) 상점이 보인다.
평양시 외곽으로 나와 개성으로 가는 길로 약 40여분 달리자 고구려시조 동명왕릉이 나온다. 일제 때 도굴되고 벽화만 남았다는 왕릉내부도 보존을 위해 밀봉시켰단다.
평양으로 돌아오는 차창밖으로 한가로운 농촌풍경이 펼쳐지는데 대부분의 촌락이 집단농장 같은 모습이고 농사는 대부분 손으로 하는지 농기계는 없고 수십명씩 무리지어 일을 한다. 벼농사가 끝나 탈곡하는 모습도 보인다.
동명왕릉 참관을 마치고 마지막 일정인 점심식사를 위해 평양시내 단고기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