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창민/외과전문의 |
무섭게 이글거리는 머리 위의 땡볕은 사람들로 하여금 감히 얼굴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지도 못하게 한다. 그 열기에 압도되어 연신 뜨거운 김을 내뿜는 사람들을 위로하고자 간혹 바람이 불어오기는 하지만 그 마저도 후끈거리는 통에 별로 반갑지가 않다. 이리보고 저리봐도 무지막지한 열기를 피할 길이 없어 그저 숨이 턱 막힐 뿐이다. 폭염이 내리쬐는 어느 여름 한낮의 풍경이다.
“2011년 한해 동안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6명이었으며, 이 6명중 5명이 80세 이상 노인으로 대부분 영농활동 중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해 발생한 폭염 환자 443명은 40대와 60세 이상 남성이 낮 2시에서 4시 사이에 야외나 논·밭 등에서 작업 중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발표된 소방방재청 자료다. 사정이 이러하니 실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새삼 고맙게 느껴지고, 더위가 주는 괴로움도 마다하고 묵묵히 야외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분들의 노고에 절로 고개가 숙여질 따름이다.
올해도 봄부터 그 조짐이 심상치 않더니 역시나 아직 6월초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더위의 기세는 만만치 않게 들이닥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해가 갈수록 더위의 기세는 점차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올해는 예년보다 더 미리 더위에 대비해야할 듯하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여름철 폭염시 건강보호를 위해 제시한 예방수칙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부디 숙지하셔서 건강한 여름 보내시기 바란다.
1. 식사는 가볍게 하고, 충분한 양의 물을 섭취한다. 특히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운 날씨에 운동을 할 경우에는 매시간 2~4잔의 시원한 물을 마시도록 한다. 단, 수분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질병을 가진 경우는 사전에 의사와 상의한다.
2. 땀을 많이 흘렸을 때는 스포츠 음료 등으로 소실된 염분과 미네랄을 보충한다. 단, 염분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경우 사전에 의사와 상의한다. 3. 헐렁하고 가벼운 옷을 입는다.
4. 무더운 날씨에는 가급적 야외활동을 피하며 아침이나 저녁시간을 활용한다. 5. 가급적 실내에서 활동하며 냉방기기를 적절히 사용하여 실내온도를 적정수준(26-28℃)으로 유지한다.
6. 갑자기 날씨가 더워질 경우 자신의 건강상태를 살피며 활동 강도를 조절한다. 작업이나 운동은 서서히 시작하고 몸의 반응을 살피며 활동 강도를 조절한다. 스스로 몸의 이상증상 (심장 두근거림, 호흡곤란, 두통, 어지러움증)을 느낄 경우 즉시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7. 주변 사람의 건강을 살펴준다. 고령자, 독거노인, 어린이, 비만자, 야외근로자, 고혈압, 심장병, 당뇨 등의 만성질환자, 투석이나 혈압 조절 등 병원 처치를 받고 있는 자 등은 폭염에 취약한 고위험군이므로 이러한 사람들에 대해 주위에서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필요하다.
8. 주정차된 차에 어린이나 동물을 혼자 두지 않는다. 창문을 일부 열어 두더라도, 차안의 온도는 급격히 상승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9.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119나 1339에 전화한 후 다음의 응급처치를 취한다. 환자를 그늘진 시원한 곳으로 이동시킨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재빨리 환자의 체온을 낮춘다. 시원한 물을 마시게 한다. 단,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는 물을 함부로 먹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