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용 의정부시장은 말이 많다. 원래 말이 많은 천성인지, 수십년 교수생활 때문에 그리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말이 많다보니 실수도 많다. 학자 출신답게 고집도 세다. 그가 강조하는 ‘소통과 섬김’ 이면에는 ‘불통과 업신여김’이 있다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한다.
말은 화살이다. 내뱉으면 되돌릴 수 없다. 때로는 천냥빚도 갚지만 독약도 된다. 치명적이다. 그렇다고 고루한 말만 하자는 게 아니다. 개똥도 약에 쓴다고 거친 말도 적재적소에 활용하면 돋보일 수 있다. 욕 잘하는 사람이 아름다워 보일 때가 있다. 양날의 칼이요 동전의 양면이다.
특히 정치하는 사람들은 말에 잔뜩 신경을 써야 한다. 지난 4.11 총선 때, 해군을 해적이라 지칭한 젊은 정치인이 한방에 갔다. ‘김용민 막말’이 뜨거웠다. 정치 기획자들은 단어 한마디로 프레임을 짠다. ‘무상복지’가 선거판을 뒤흔들었고 ‘친이, 친박, 친노’ 등 한마디로 정치세력을 규정한다.
그렇다면 안병용 시장은 정치인일까 교수일까? 2년이나 시장을 하고 있으니, 분명 정치인이다. 그런데 대중 앞에서 말을 함부로 한다는 측면에서 노련한 정치꾼은 아직 아니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뉴타운을 반대하는 수많은 시민들에게 “삶의 터전이 그게 뭐냐”고 호통치며 “내가 무식한 것 같냐, 도둑놈 같아 의심스럽냐. 아니면 업자한테 술이나 받아먹을 것처럼 보이냐. 뉴타운 반대하면 집값이 똥값이 된다”는 거친 말을 쏟아냈다. “누울 자리를 보고 똥을 싸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의정부시의회 이종화 부의장과는 쌍욕까지 주고 받았다. 신세계 때문에 의정부제일시장 상인들과도 으르렁거렸다. 각종 대형민원 책임은 ‘전임 시장(김문원) 탓’이라는 말도 되풀이했다. 최근 시민단체의 경전철 안타기 운동에 대해서는 “코미디”라고 일축했다.
말 바꾸기 논란도 있다. 2010년 시장 선거 때 ‘경전철 전면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시장이 되고 나서는 “전면 재검토한 결과 많이 타는 게 정답”이란다. 4.11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녹양동 장례식장·차고지 문제에 대해서는 “건축허가를 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이 덜미를 잡혔다. 선거 끝나자마자 차고지 사업주가 건축허가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장례식장 사업주는 안병용 시장과 매우 가까운 지인이다. ‘꼼수’ 아니냐는 의문이 생기는 이유다.
안병용 시장의 ‘토크쇼’는 어디쯤에서 멈출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