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코킨 미2사단장이 미군 장성 최초로 태권도 명예단증이 아닌 정식단증을 취득했다.
그는 5월4일 동두천 캠프 케이시 체육관에서 국기원 파견 국제심판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승단심사에서 품세, 격파 등 5가지 과정을 완벽하게 펼쳐 당당히 1단 단증을 땄다.
미군 장성 가운데 유일한 '진짜' 유단자가 탄생한 것.
코킨 소장은 지난 2002년 5월 준장 시절 미2사단 부사단장으로 재직하면서 김문옥 태권도사범단장으로부터 태권도를 처음 배우기 시작했다.
취임후 부대 안을 순시하다 체육관 밖으로 흘러나오는 병사들의 우렁찬 기합 소리를 듣곤 어느새 태권도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 것이 계기가 됐다.
코킨 소장은 한미연합사로 자리를 옮긴 뒤 '한국에서 근무하는 동안 단증을 따겠다'고 결심한다.
미군 장성 가운데 명예단증을 취득한 사례는 많지만 정식단증 취득자는 단 한명도 없다는 사실을 전해들었기 때문이다.
코킨 소장은 김문옥 사범과 떨어져 있는 동안에도 일주일에 두번씩 체육관에서 홀로 땀을 흘렸고 덕분에 발차기 등 기본동작과 품세가 수준급에 이르렀다.
김 사범은 "나이 탓에 몸이 유연하지 않아 조금 심하게 발차기 훈련을 했다 싶으면 여지없이 반나절 가량 다리를 절룩거렸다"며 "그러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자신과의 싸움은 한마디로 대단했다"고 돌이켰다.
지난해 5월 미2사단장으로 취임한 뒤 자매부대인 한국군 26사단을 방문했을 때 그는 태권도에 대한 열정과 실력을 엿보게 하는 일화를 남겼다.
그는 미군 장병들이 태권도 시범을 보이던 당시 갑자기 장병들 사이로 뛰어들어가 함께 태극 8장을 완벽하게 펼쳐 한국군 간부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코킨 소장은 승단심사를 앞두고 훈련시간을 주 2일에서 3일로 늘려 옆에서 지켜보던 부인을 안쓰럽게 했다는 후문이다.
코킨 소장은 단증 취득 직후 "한국 문화를 존경하고 그런 마음을 몸으로 보여주기 위해 태권도를 배웠다"며 "미군 특수수색 과정을 힘들게 수료했을 때 만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미2사단은 코킨 소장 부임 이후 모든 장병이 의무적으로 16시간 태권도 훈련을 받고있으며 빨간띠 이상을 따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