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동그라미 그리기
살얼음으로 호수가 바람의 크기를 묶어 놓은 풍경
내리쬐는 오후 햇살 마음을 열어놓는다
소박한 콧바람 손을 잡고 지친 어깨 기대며
마음의 온돌방 아랫목에 위안이 된다
달리는 차창 밖에는 썰렁한 산뿐
푸른 잎 띄우기 위해
동그라미 원을 그리며 바람을 세운다
익힌 세상을 구르는 것이 원이 아니든가
단 한번에 손짓으로 원을 그리는 사람은 없다
점 하나로 시작하여 원이 되지 못한다 해도
부딪치는 결대로 삶의 조각 다듬어 원을 그린다
잔잔한 호수를 드리우는 환환 달빛 가득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