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이 연잎에 고이면 연잎은 한동안 물방울의 유동으로 일렁이다가 어느만큼 고이면 수정처럼 투명한 물을 미련 없이 쏟아 버린다. 그 물이 아래 연잎에 떨어지면 거기에서 또 일렁이다가 도르르 연못으로 비워버린다.(법정 스님의 ‘연잎의 지혜’ 중에서)
‘연잎의 지혜’와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는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운지에 달렸다”는 법정 스님의 말씀이 나를 깨닫게 한다.
잠시 놓치고 갔던 나의 어리석음의 복잡함을 그 단 한마디 말씀에 나를 찾게 하셨다. 몇 번이고 노트에 끄적거리며 나를 되돌아본다. 연잎의 지혜처럼 넘치기 전에 내려놓아야 하는 살아가는 지혜로움을 주셨다.
며칠동안 그 내용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현재 가장 절실한 현실을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라 여긴다. 살면서 우리가 욕심을 부리지는 않았는지 그러면서 얼마나 더 많은 상처를 안으며 사는 미련함을 가져야 하는지를, 안되는 것에 지나친 집착과 과욕에 할키고 상처받아 결국엔 몹쓸 스트레스라는 질긴 악연을 만나지 않는가. 그렇게 힘들어지는 것은 소유에서 오는 욕심일 것이다.
“‘위에 견주면 모자라고 아래에 견주면 남는다’는 말이 있듯 행복을 찾는 오묘한 방법은 내 안에 있다. 하나가 필요할 때는 하나만 가져야지 둘을 갖게 되면 애초의 그 하나마저도 잃게 된다. 그리고 인간을 제한하는 소유물에 사로잡히면 소유의 비좁은 골방에 갇혀 정신의 문이 열리지 않는다. 작은 것과 적은 것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행복의 비결이다. 그 어느 말씀 보다 가장 현실에 맞는 가르침이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조차도 감사하고 그 시간들이 내겐 행복이었다. 작은 것에 기쁨을 알고 다음을 또 다시 기대한다. 끊임없는 배움의 욕심조차 내가 선택한 일이었지만 순간순간 이러한 지식을 통해 얻은 마음 다스리는 지혜가 내 삶의 충전이고 귀한 가르침이다.
자식에 대한 지나친 욕심, 그것 또한 아이를 진정으로 잘 키우기 위함인지 부모가 다 채우지 못한 것을 내 아이가 채워주길 바라는 욕심이었는지를 생각해보자. 넘치는 사랑과 관심으로 아직 성숙하지 않은 아이가 마음의 상처는 받지 않았을까? 다 표현하지 못해 오랜 시간 마음 깊이 묻어둠을 어른들은 느끼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