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행복을 바라지 않는 사람도 존재할까?
대표적인 염세주의 철학자로 알려진 쇼펜하우어도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으로 ‘의지 부정’을 말하였다. 자신의 욕망을 최소화함으로써 궁극적인 행복에 도달하려 했던 것이다. 이처럼 모두 다 행복을 말하지만 진정으로 자신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런 사람은 아예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묵묵히 실천하며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10년 넘게 개원하고 있는 의정부시 용현동만 해도 서울 토박이들이 많다. 한때 동대문, 청계천시장 등에서 강북전성시대를 풍미하다 IMF를 맞아 남은 재산을 자식들한테 몽땅 내주고 늙고 병든 육신을 의탁하기 위해 비교적 싼 가격의 전셋집을 찾아 온 것이다. 마지막 행복을 위해 행복특별시를 찾아 온 그들의 모습 어디에도 행복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들에게 의정부는 여전히 낙후된 위성도시요, 군사도시의 이미지로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들어 의정부시는 이런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여러 가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미군이 떠난 자리에 대학을 유치하고 대학병원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가 하면 천혜의 입지적 요소를 이용하여 둘레길을 만들었다. 그 뿐인가. 노인복지시설을 확충하여 환경과 복지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어가면서 아울러 예술과 문화도시를 표방하고 21세기 경기북부의 문화허브를 꿈꾸고 있다.
“우리 삶은 허무주의라는 막다른 골목에서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라, 힘에의 의지로 출발하여 삶의 영겁회귀를 바라는 워버멘슈, 초인으로 나아가고자 함이다.” 대표적인 허무주의 철학자로 알려진 니체의 말이다. 기존의 세계에 대한 인식적 도덕적 가치와 의미를 비판하며 세계의 변형가능성을 시도했는데 그 중에서도 예술을 통한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문화예술은 인간이 누려야 할 최고의 소비행위이자 스스로가 생산해낸 창조적 치유행위이다. 인간은 예술행위를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궁극적인 행복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의정부지역을 중심으로 자생적으로 태동한 문예샘터는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문학, 음악, 민화, 서양화, 문인화, 다도, 한국화 등 다양한 예술분야에서 회원들 모두가 예술의 생산자인 동시에 문화소비자인 셈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스스로 창작행위를 통해 내면의 치유를 바라며, 작품 전시나 출간 등을 통해 아프고 지친 영혼을 보살피려 한다.
이제 문예샘터는 의정부를 넘어 경기북부의 문화허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서울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지역현실에 기반을 둔 역동적이고 살아 숨 쉬는 문화를 창출하려 한다. 의정부시 또한 더 이상 행복특별시란 말이 무색하게 들리지 않으려면 새터민이나 다문화 가정 등 행복을 향한 이정표를 통일 이후까지 대비하여 진정한 문화의 메카로 거듭나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