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이 의정부역 앞 센트럴타워에 경륜장을 설치하려다 시민들의 저항에 부닥쳐 일단 4월14일 공식 개장을 연기했다. 그러나 체육진흥공단은 현재 승자투표권을 발매하지 않는 대신 주민들에게 시설을 개방하고, 경기를 관람시키고 있다. 편법 개장인 셈이다.
이 때문에 민주노동당과 의정부경륜장설치반대공대위, 의정부시의회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김문원 의정부시장은 도박산업인 경륜장 개장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발표를 주저하고 있다. 의정부시를 도박도시로 만들겠다는 뜻인지 아닌지 성명서라도 발표해야 할 시점인데도 ‘꿀먹은 벙어리’다.
그동안 체육진흥공단은 새마을단체, 의정부시의회 등의 명의를 도용, 마치 이들이 경륜장 설치를 찬성하고 있다는 식의 공문을 인허가 부처인 문화관광부에 제출해 시민단체들로부터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까지 당했다.
그러나 3월21일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는 이유로 개장을 강행했으나, 민주노동당 등의 반발로 잠시 개장을 미루고 있을 뿐이다. 최근에는 민주노동당 천영세 국회의원에게 자료를 보내 “장애인단체를 비롯한 의정부 시민단체들과 수차례 협의를 통하여 지역발전과 공익기금 조성 등의 사회 순기능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면 설치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주장했으나 이 또한 ‘거짓말’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실체가 불분명한 단체를 앞세워 있지도 않은 일을 사실로 둔갑시키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고 있는데 애초 설치 때부터 센트럴타워 편법 용도변경 의혹 등 문제를 일으킨 의정부시의 수장인 김 시장이 두 손 두 발 놓고 있는 것은 분명 직무유기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김 시장은 의정부경륜장에 대한 찬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혼란스러워 하는 시민들의 민심을 수습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