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희망이다.
수확할 희망이 없다면
농부는 씨를 뿌리지 않으며
이익을 거둘 희망이 없다면
상인은 장사를 하지 않는다.
좋은 희망을 품는 것이
바로 그것을 이룰 수 있는 지름길이다. - 마틴 루터 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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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6일 회천중학교에서 실시된 교복 현품설명회. |
학부모로서 갖는 희망은 무엇일까? 내 자녀가 올곧고 바르게 성장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경쟁에 내몰리고 이윤과 효용성만이 최고의 가치가 되어버린듯한 이 사회에서 사람을 가치 중심에 놓고 배려할 줄 아는 한 인간으로 성장하기를 바랄 것이다.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을 하고 부모로서 가슴에 품은 희망은 좋은 학교에서 바르게 가르치는 선생님을 만나 마음씨 고운 친구들과 멋진 학창시절을 보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입학을 앞두고 브랜드라는 이름으로 아이들 간에 위화감을 조성하는 교복문제가 첫 걸림돌이 되었다. 이에 동복 집단구매를 추진하게 되었고, 집단구매의 문제점을 극복해보고자 몇몇 학교의 어머니들이 하복은 공개입찰을 통한 공동구매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양주지역의 4개 학교 어머니들이 모여 공동구매에 대한 자료를 모아보고, 공동구매를 추진했던 선배 어머니들을 모셔다가 3회에 걸쳐 교육을 받기도 했다. 처음 접해보는 어려운 단어들에 낯설어하며 조심스럽게 첫 발을 내딛었고 그 결과로 지난 4월6일 공개입찰을 하게 되었다. 공개입찰을 위해 개별 학교에서는 추진위를 구성하고, 시장조사를 통해 교복의 원가를 알아보았다. 또한 각 업체에서 나온 교복 디자인을 참고로 사양서를 만들었다. 특히 삼숭중학교 교복공동구매 추진위에는 당사자인 1학년 학부모 외에도 학부모회 선배 어머님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별 무리 없이 일이 진행되었다. 학부모들의 호응이 적고 학교측의 개입으로 공동구매 추진을 시작도 하지 못한 학교에 비하면 첫발을 쉽게 내딛은 셈이다.
공동구매 추진의 성과는 우선, 참여했던 3개의 학교가 좋은 품질의 원단으로 기존 가격의 반값도 되지 않은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해졌다는 점이고, 둘째 양주지역 대리점 업체들이 집단구매시 받으려고 했던 금액보다 반값으로 값을 내리고 있어 소비자 가격의 3/1정도로 인하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언론에서의 홍보와 국회 교육위원인 유기홍 국회의원 등이 교복 값에 대한 간담회와 공동구매에 대한 제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양주와 송탄에서만 추진을 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공동구매가 전체 지역으로 확산되었다면, 대리점 업체가 본사와의 가격 조율로 대리점에서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둘째로 입찰공고시 서울지역으로 확대를 시켜 서울업체에서 모두 낙찰이 된 점이다. 물론 그동안 집단구매를 해도 서울보다는 턱없이 비쌌던 양주지역 업체들이 스스로 가격을 내리게 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처음 추진했을 때의 취지인 지역경제 활성화에는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히 평가를 하고 지역 제한에 대한 논의가 다시 있어야 된다고 여겨진다.
내 아이를 ‘된장녀’로 만들지 않겠다는, 그래서 올바른 소비문화를 보여주겠다는 부모의 마음과 학생들이 보다 편하고 멋진 교복을 입게 된다는 점에 따뜻한 눈으로 지켜보았던 선생님들의 마음이 희망이 되어 양주지역에서 교복 값을 내리게 되었다. 이제 또 다른 희망을 품어 보자. 문제를 지적만 하는 학부모, 소위 치마바람 일으켜 내 아이만 지키려는 학부모가 아니라 문제 해결에 발 벗고 나서는 학부모가 되자. 어느 시인은 희망이 있는 싸움은 행복하다고 했다. 희망이 있기에 살 수 있고 희망이 있기에 행복하고, 그 희망이 세상을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