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휴대폰이 연결된 한종병(63)씨의 자연스런 인사말이다.
서울 성동, 중랑, 동대문, 노원에서 25년간 소방관으로 근무하다 지난 2007년 퇴직한 한씨는 평소 목욕봉사를 해달라는 부탁 전화로 바쁘다.
동두천시 생연동에 거주하는 한씨는 소방관 시절 야근을 마치고 매주 두차례 길음종합사회복지관으로 달려가 장애인 4~5명을 닦아주는 목욕봉사를 시작했다. 일주일에 많게는 18명까지 하는 목욕봉사는 올해로 15년이 되었다.
이제는 한씨만 찾아 목욕봉사를 원하는 단골도 많이 생겼다. 이러한 공로로 한씨는 지난 4월 ㈜코오롱의 ‘살맛나는 세상만들기-제11회 우정선행상’ 시상식에서 본상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 15년간 목욕봉사만 5천200시간을 해온 한씨는 “목욕봉사를 하려면 내가 건강해야 하기 때문에 매일 운동을 하니까 오히려 내가 더 건강해진다”며 “목욕 후 중증장애인들의 밝은 얼굴을 보면 내 가슴이 더 시원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해병대(220기)를 제대하고 1982년 소방관을 시작한 한씨는 지난 1997년 어느 날, TV에서 장애인들을 목욕시키는 일이 힘들어 목욕봉사자가 부족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길음사회복지관을 찾아간 게 인연이 됐다. 최근에는 동두천노인복지관에서 주 2회 노인들을 위한 배식봉사도 하고 있다.
신내복지관 국토순례봉사단 회장으로도 활동하는 한종병씨는 장애인들을 위한 ‘대한민국 둘러보기’ 행사까지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8년에는 동두천장애인복지관에 목욕차량을 기증했고, 2007년부터 매년 100만원씩 복지관에 기부하는 선행도 이어가고 있다.